2억3700만 년 전 바다 양서류 게로토락스 마리티무스의 뼈 갑옷 화석
사진=Springer Nature Research Communities·Ryosuke Motani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개구리나 도롱뇽을 떠올리면 보통 물가와 육지를 오가는 모습을 생각한다. 하지만 약 2억3700만 년 전에는 바다를 떠나지 않고 살았던 양서류가 있었다. 중국 구이저우성에서 거의 온전한 골격 2점이 발견되면서, 양서류의 바다 진출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화석 증거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Nature Ecology & Evolution에 발표된 연구에서 연구진은 이 동물을 신종 Gerrothorax maritimus로 명명했다. ‘바다의 게로토락스’라는 뜻이다. 화석의 보존 골격 길이는 각각 73.7㎝와 48.7㎝였고, 몸통과 팔다리뼈가 거의 제자리에 남아 있었다.

‘바다에만 살았다’는 판단 근거

화석이 나온 곳은 후기 트라이아스기 당시 육지에서 최소 30㎞ 떨어진 해양 환경이었다. 단순히 육지에서 떠내려온 사체라면 바다에서 부패하거나 팔다리가 흩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 표본은 손가락뼈까지 연결된 상태였다. 뼈에 남은 스트론튬 동위원소 비율도 당시 바닷물의 신호에 가까워, 연구진은 이 동물이 바다에서 성장하고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살아 있는 양서류뿐 아니라 화석 기록을 통틀어 ‘완전 해양’으로 확인된 사례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현생 양서류의 피부는 물과 기체를 쉽게 통과시킨다. 육지나 민물에서는 유용하지만, 바닷물에서는 몸속 수분이 빠져나가고 염분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바닷물에 잠깐 견디는 종은 있어도, 바다를 평생 서식지로 삼는 양서류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생 개구리와 다른 특징

G. maritimus는 개구리의 조상이거나 현대 개구리와 같은 동물이 아니다. 양서류의 먼 줄기에 해당하는 ‘줄기 양서류’다. 몸은 납작했고, 등과 배를 포함한 넓은 부위가 뼈 갑옷으로 덮여 있었다. 연구진은 이 갑옷이 피부를 통한 물과 염분의 교환을 줄여, 바닷물 때문에 몸속 수분을 잃는 문제를 완화했을 것으로 봤다.

피부의 역할이 줄어든 대신 호흡과 염분 조절에는 아가미와 소화관이 더 중요했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바닷물을 마신 뒤 소화관에서 물을 흡수하고, 과도한 염분은 아가미를 통해 내보내는 방식이다. 아직 생리 과정을 직접 관찰할 수는 없으므로 확정된 사실이라기보다 화석 구조를 토대로 한 진화적 추정이다.

갑옷은 또 다른 이점도 줬을 수 있다. 무거운 몸을 해저에 가라앉히는 ‘추’처럼 작용해 바닥에 붙어 지내도록 도왔고, 납작한 체형은 퇴적물에 몸을 숨기기 좋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큰 입과 목 주변 구조를 보면 먹이가 가까이 왔을 때 물과 함께 순간적으로 빨아들이는 포식도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바닥에 숨어 먹이를 덮치는 워베공상어와 비슷한 생활 방식이다.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핵심은 진화가 늘 새로운 기관을 처음부터 만들어내는 방식으로만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갖고 있던 뼈 갑옷과 아가미가 다른 환경에서는 약점이 아니라 바닷물 적응의 발판이 됐을 수 있다. 바다 생물의 역사를 볼 때 ‘양서류는 바다에 못 산다’는 문장에도 예외가 있었다는 뜻이며, 앞으로 다른 해양 화석을 해석하는 기준도 넓혀줄 발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