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 창구와 원화·달러 지폐를 상징하는 이미지
사진=한국은행 2026년 8월 국제수지(잠정)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 초반까지 내려오며 약 2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0월 26일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 종가는 1323.1원으로, 2024년 10월 2일의 1319.3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이 내려간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수출 호조로 국내 기업에 들어오는 달러가 늘었고, 수출기업이 보유한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매도 물량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8월 경상수지도 461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달러 공급 여건을 뒷받침했다.

여행·직구에는 얼마나 유리한가

해외여행을 앞둔 가계에는 같은 원화로 더 많은 달러를 살 수 있다는 점이 직접적인 이익이다. 1000달러를 환전할 때 환율이 1400원에서 1320원으로 내려가면 수수료를 제외한 환전 원금이 8만원 줄어든다.

해외 직구도 상품 가격이 달러로 결제되는 경우 원화 부담이 낮아진다. 다만 카드사는 국제브랜드 수수료와 해외이용 수수료를 별도로 붙일 수 있고, 결제일 환율이 주문일과 달라질 수 있어 상품 가격만 보고 절약액을 계산해서는 안 된다.

수입물가·예금·주식은 영향이 다르다

원화 강세는 원유·가스·곡물·부품처럼 달러로 사오는 수입품의 원화 환산 비용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물가 상승 압력을 누르는 효과가 있지만, 실제 판매가격은 계약 시점과 재고 상황이 달라 소비자 가격에 즉시 반영되지는 않는다.

달러예금 보유자는 원화로 환산한 평가액이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원화예금 가입자에게는 환율 하락 자체가 이자를 바꾸지는 않지만, 달러를 사두려는 목적이라면 같은 원화로 더 많은 달러를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다.

미국 주식이나 달러 상장지수펀드처럼 환율에 노출된 해외자산은 주가가 그대로여도 원화 환산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국내 수출기업 주가는 원화 강세로 수출대금의 원화 환산액이 줄어드는 부담을 받을 수 있지만, 수입 원가가 낮아지는 기업은 반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종목별 차이가 크다.

환전은 한 번에 결정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10월 27일부터 28일까지 회의를 연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거나 연준이 매파적인 신호를 내면 달러가 강해져 원·달러 환율이 반등할 수 있어 1200원대 진입 전망을 확정된 흐름으로 보기는 어렵다.

여행 일정이 정해졌다면 필요한 달러의 전부를 환율 전망에 걸기보다 일부를 먼저 환전하고 나머지는 시기를 나누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은행별 현찰 환율과 환전 우대율, 카드 수수료를 함께 비교해야 실제 부담액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