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와 현금자동입출금기를 배경으로 한 금융시장 안정 관련 자료 이미지
사진=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부실 금융회사 '신속정리제' 도입…'150일→3~4일'로 단축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금융위원회가 부실하거나 부실 우려가 있는 금융회사를 주말 포함 3~4일 안에 정리할 수 있는 ‘신속정리제’ 도입을 추진한다. 현재 약 150일이 걸리는 정리 절차를 대폭 줄여 금융회사 부실이 다른 금융회사와 금융시장으로 번지는 시간을 차단하는 내용이다.

이번 제도는 모든 금융회사에 자동 적용되는 방식이 아니다. 예금보험기금의 자금 지원이 가능한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저축은행, 금융지주회사가 우선 대상이며 농협·수협은행과 상호금융은 이번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융시장 전체를 흔들 우려가 있을 때만 발동된다

신속정리는 금융회사가 부실하거나 부실 우려가 있고, 해당 회사로 인해 중대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 추진된다. 기존의 적기 시정조치 등으로는 위기를 막기 어려운 긴급성이 있어야 하며, 금융위원회 의결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제도가 실제로 가동되면 금융당국은 영업정지, 임원 직무정지, 관리인 선임뿐 아니라 계약이전과 제3자 인수, 감자, 인허가 취소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자산과 부채를 1~2일 안에 잠정 평가한 뒤 사후에 확정 실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처리 속도를 높인다.

예금자에게는 ‘보호 범위’보다 ‘처리 속도’가 달라진다

예금자 입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금융회사의 문제가 생겼을 때 영업 정상화나 인수·이전 여부가 결정되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경쟁입찰, 사전통지,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 채권자 이의제출, 기업결합심사 등 일부 절차를 신속정리 과정에서 생략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번 발표의 중심은 예금자보호 한도를 높이거나 모든 금융상품을 보장하는 내용이 아니다. 신속정리 대상 금융회사의 예금과 투자상품이 각각 어떤 보호 체계에 속하는지는 기존 제도와 상품별 약관에 따라 달라지므로, 금융회사가 부실해졌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자금이 같은 방식으로 보전된다고 볼 수는 없다.

주주와 채권자의 손실이 청산·파산 절차를 밟았을 때보다 커지지 않도록 하는 보전 장치도 포함된다. 정리가 끝난 뒤 외부 전문기관이 청산 기준 손실을 산정하고, 차액이 발생하면 예금보험기금에서 보전하는 방식이다.

금산법과 예보법 개정안은 2026년 11월 2일부터 12월 14일까지 입법예고된다. 이후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금융위원회·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법안이 제출될 예정이어서 실제 시행 시점과 세부 절차는 입법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