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일본 오키나와와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전역에서 ‘좀비 담배’라는 이름의 불법 전자담배가 유통되며 각국 당국이 경고에 나섰다. 이 담배는 마취 유도제 성분인 에토미데이트(etomidate)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용 직후 신체 마비와 호흡 저하, 구토, 의식 상실까지 초래할 수 있어 위험성이 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오키나와에서 이러한 담배를 피우다 길가에 쓰러지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SNS와 영상으로 잇따라 퍼지고 있으며 일부는 구급차에 실려 가는 장면까지 목격됐다.
에토미데이트는 본래 병원에서 전신마취를 유도할 때 사용되는 강력한 의약품이다. 의사 관리 하에서 정맥 주사를 통해 제한적으로 사용되며 흡입이나 남용 시 부작용이 치명적이다. 저혈압과 호흡 억제, 구토, 경련 등이 보고됐으며 심할 경우 호흡 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 ‘좀비 담배’라는 별칭은 사용자가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몸을 떨며 길 위에 쓰러지는 모습에서 비롯됐다. 일본과 한국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같은 장면을 찍은 영상들이 공유되면서 공포와 충격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태국 당국은 지난주 대국민 경고를 발표했다. 방콕 유흥가를 중심으로 좀비 담배가 불법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보건부는 “안전하다는 광고에 속지 말라”며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불법 판매조직이 온라인 메신저와 사교 모임을 통해 해당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했으며 이미 관련자 여러 명을 체포한 상태다.
싱가포르 정부도 강경 대응에 나섰다. 보건 당국은 에토미데이트를 포함한 불법 전자담배를 소지하거나 유통할 경우 최고 징역 20년형과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학생, 군인, 공무원 등 특정 집단에 대해서는 제재가 더욱 엄격하게 적용된다. 현지 언론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기 전에 초강력 규제가 시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에토미데이트를 포함한 7종을 마약류로 지정하고 수입·유통 전 단계에서 실시간 보고 의무를 강화했다. 불법 전자담배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관세청과 경찰청 역시 협력해 단속망을 촘촘히 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해외 구매 대행을 통해 해당 제품이 일부 국내에 들어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불안이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의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오키나와에서 한 대학생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운 직후 몸을 떨며 쓰러졌고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태국에서도 20대 남성이 좀비 담배를 흡입한 후 호흡 곤란을 호소하다가 응급실로 옮겨진 사건이 있었다. SNS에는 “한 모금만 했는데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을 쉬기 힘들었다”, “몸이 굳어 움직일 수 없었다”는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 담배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에토미데이트는 의학적 용도를 제외하고는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며 극히 적은 양이라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층이 새로운 경험이나 호기심으로 접근할 경우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아시아 전역에서 퍼지는 ‘좀비 담배’는 심각한 보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온라인을 통한 불법 거래는 여전히 활발해 통제에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는 국가 단위의 단속만으로는 부족하며 국제적 공조와 동시에 이용자에 대한 교육과 경각심 고취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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