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대만 남부 가오슝 도심이 ‘버섯밭’으로 변했다는 황당한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폭우가 쏟아진 뒤 도로 중앙분리대와 공원 녹지에 손바닥보다 큰 버섯이 무더기로 자라 시민들의 눈길을 끈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독버섯일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웃음 섞인 호기심은 곧 불안으로 바뀌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가오슝은 최근 2주간 2,000mm가 넘는 폭우가 이어지며 습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펑산구와 펑난로 일대 도로 중앙분리대, 인근 공원 녹지에서 대형 버섯들이 무더기로 출현했다. 길을 지나던 시민들은 “귀엽다”, “오늘 저녁 메뉴는 정해졌다”는 농담 섞인 반응을 보였고 일부는 버섯 사진을 찍기 위해 도로에 들어서 차량 통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가오슝시 공원관리처는 즉시 현장을 조사했다. 당국은 문제의 버섯이 ‘녹첩버섯(Green-spored Parasol)’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버섯은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독버섯 중 하나로, 섭취 시 구토, 복통, 혈변, 탈수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대만 식품의약청은 긴급 경고를 내고 “버섯을 절대 채취하거나 섭취하지 말고 발견 즉시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교통 안전 문제도 발생했다. 시민들이 차량이 오가는 도로 한복판에서 버섯을 촬영하는 장면이 포착되자 경찰은 즉각 출동해 현장 통제를 벌였다. 이후 해당 버섯들은 모두 제거됐으며, 잔여 균사까지 처리하는 조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여전히 “차라리 관광 명소로 만들자”, “버섯 때문에 도심이 환상적으로 보였다”는 반응과 함께 “아이들이 혹시나 따 먹을까 걱정된다”, “도로에서 이런 게 자라는 건 위험하다”는 우려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가오슝시는 이번 일을 계기로 폭우 뒤 급격히 번식할 수 있는 독버섯에 대한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도심 녹지 관리 구역에서의 버섯 발생 가능성을 점검하고, 주민 신고 체계를 마련해 재발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도심에서 발생하는 버섯은 먹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고 독성 여부도 육안으로 구별하기 힘들다”며 “무단 채취는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폭우 뒤 도시가 버섯으로 뒤덮인 이례적인 풍경은 한때 SNS에서 화제를 모았지만 독버섯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전 문제로 번졌다. 가오슝 주민들은 예상치 못한 ‘버섯 소동’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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