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사진=AI 생성 이미지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캄보디아 현지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에 감금된 한국인들이 경찰의 급습 작전으로 구출됐다. 캄폿주 보코산 인근 건물에 붙잡혀 있던 한국인 14명은 인터넷에서 ‘고수익 알바’라 속아 넘어간 뒤 여권을 빼앗기고 폭행과 고문을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캄보디아 경찰은 한국 외교당국의 제보를 받고 건물을 급습해 피해자들을 구조했으며, 현장에서 범죄 조직원들을 체포했다. 피해자들은 “정상적인 취업인 줄 알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대표적인 피해 사례는 20대 여성 김모 씨다. 그는 온라인에서 고소득 해외 구인 광고를 보고 캄보디아로 향했다가 공항 도착 직후 흉기에 위협당해 납치됐다. 이후 여권과 통장을 빼앗기고, 통장에 있던 1천8백만 원도 탈취당했다. 김 씨는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범행에 강제로 동원됐으며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경우 전기 고문까지 당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극적으로 휴대전화를 빼앗겼다가 잠시 돌려받은 틈을 타 남자친구에게 구조 메시지를 남겼고, 이 사실이 한국 경찰과 외교부에 전달되면서 구조가 성사됐다.

최근 들어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은 보이스피싱 범죄의 거점으로 악명 높아지고 있다. 범죄 조직은 고액 알바나 해외 취업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감금하고, 불법 콜센터 운영에 동원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목표 금액을 채우지 못하면 구타와 고문이 뒤따른다”며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구조된 피해자들 대부분이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며 국내 귀국 후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캄보디아에서 접수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피해 신고는 226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납치·감금 피해 사례만 21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신고된 건수에 불과해 실제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캄보디아 현지 영사를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렸고, 주재 공관에 ‘코리안 데스크’를 신설해 긴급 대응 창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캄보디아 당국과 협력해 추가 수색과 피해자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 경찰청도 동남아 각국 수사당국과 공조 체계를 확대하고, 온라인 구인광고를 통한 신종 범죄 유형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취업을 빙자한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국민 개개인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짧은 기간 고수익 보장’이라는 광고는 대부분 범죄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경찰 관계자는 “SNS나 구직 사이트에 떠도는 고액 알바 제안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며 “의심스러운 경우 즉시 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