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사진=AI 생성 이미지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시중에 유통 중인 일부 로봇청소기에서 심각한 보안 취약점이 발견돼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최근 6개 로봇청소기 모델을 대상으로 모바일 앱, 기기 보안, 개인정보 관리 등 40개 항목을 점검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사용자 인증이 부실하거나 외부에서 카메라 접근이 가능한 사례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 나르왈 ‘프레오 Z 울트라’, 에코백스 ‘디봇 X8 프로 옴니’ 등에서는 앱 로그인 인증 절차가 미흡해 제3자가 저장된 사진과 영상을 무단으로 조회할 수 있는 위험이 드러났다. 드리미 ‘X50 Ultra’는 카메라 기능이 외부에서 임의로 활성화될 수 있었고 실시간 영상과 사진첩을 강제로 확인할 수 있는 취약점도 발견됐다. 일부 모델에서는 사용자 이름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접근 권한 관리, 암호 정책, 업데이트 체계 등에서 우수한 보안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해외 제조사 일부 제품이 보안 관리에 취약한 반면 국내 기업들은 비교적 높은 수준의 보안 기준을 충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KISA는 즉각적인 개선 권고를 내리고 제조사들이 인증 절차 강화와 펌웨어 업데이트를 조속히 시행하도록 요구했다. 해당 업체들은 보안 취약점 개선 계획을 회신한 상태이며 후속 업데이트를 통해 소비자 보호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IoT 보안 인증 제도를 강화하고 주요 제조사와 유통사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추가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로봇청소기가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닌 ‘집 안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IoT 기기’라는 점을 강조한다. 카메라와 센서가 탑재된 로봇청소기는 집 내부 구조, 생활 패턴, 음성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어 해킹에 악용될 경우 사생활 침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반드시 강력한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제조사가 제공하는 최신 업데이트를 정기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로봇청소기를 별도의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연결해 보안을 강화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보안 취약점이 실제 범죄로 악용된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경각심을 당부했다. 로봇청소기가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만큼, 안전한 이용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제조사의 책임과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