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미국 대학가에서 기숙사 방을 호텔처럼 꾸미는 이른바 ‘초호화 기숙사 인테리어’ 유행이 확산되고 있다. 새 학기를 맞아 학생과 부모들이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천만 원 이상을 들여 좁은 기숙사 방을 화려하게 꾸미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단순한 생활 공간을 넘어 소셜미디어에 과시할 수 있는 무대로까지 변모하고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는 ‘#dormdecor’ ‘#dormtour’ 같은 해시태그가 붙은 영상이 쏟아지고 있다. 학생들은 기숙사 방 벽을 새로 도배하고 대형 러그와 고급 침구류, 맞춤형 조명과 커튼을 설치해 호텔 스위트룸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일부는 예술 작품을 걸고 고가 가구를 배치해 사실상 ‘리빙룸 수준’의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일부 부모가 자녀 기숙사 방 하나 꾸미는 데 5천1만 달러(약 700만1,400만 원)를 쓰는 경우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흐름을 이끄는 건 이른바 ‘도름플루언서(dorm-fluencer)’로 불리는 SNS 인플루언서들이다. 이들은 기숙사 꾸미기 노하우와 제품 정보를 공유하며 학생과 부모들의 소비를 자극하고 브랜드 협찬을 받아 수익을 창출한다. 업계는 올해 미국 대학생들의 기숙사 인테리어 지출이 128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식비 지출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거대한 소비 시장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비판도 존재한다. 일부 학생은 과도한 경쟁 분위기에 부담을 느끼며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다. 조지아대의 경우 화려하게 꾸민 방과 기본 방 사이의 격차가 학생 간 교류 단절로 이어졌다는 사례가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과시적 소비가 학내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일부 대학과 비영리 단체들은 소외 계층 학생에게 인테리어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보그룸 재단’은 기본적인 꾸미기 세트를 무상으로 제공해 누구나 최소한의 생활 공간 개선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몇몇 학교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올해 기숙사 인테리어 지출액 집계와 함께 이러한 지원 제도 확대 움직임이 병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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