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세종시에서 ‘저승사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철거됐던 조형물이 11년 만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흥행으로 조형물의 이미지가 재평가되면서 재설치 요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조형물은 2014년 정부세종청사 앞에 설치된 ‘흥겨운 우리가락’이다. 전통 한복 차림의 인물이 팔을 벌린 채 서 있는 모습이었지만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 “저승사자 같다”는 민원이 이어졌고 언론에서도 ‘흉물 논란’으로 크게 보도됐다. 결국 설치 5개월 만에 위치를 옮겼지만 민원은 끊이지 않았고 2019년 12월에는 완전히 철거돼 현재까지 정부세종청사관리본부 지하주차장에 보관돼 있다.
당시 조형물은 총 1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대형 공공미술 프로젝트 중 하나였지만,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특히 작품 선정 과정의 투명성과 예술적 완성도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면서 지역 문화 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최근이다. 넷플릭스 ‘케데헌’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극 중 캐릭터 ‘사자보이즈’와 해당 조형물의 모습이 닮았다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나오면서다. 온라인에서는 “시대를 잘못 만난 걸뿐이다”, “이제는 문화 아이콘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퍼지고 있다. 일부는 “세종시가 아닌 인천공항이나 남산에 세우면 한국을 대표하는 조형물이 될 수도 있다”는 제안까지 내놨다.
정부세종청사관리본부는 실제로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재설치 민원이 접수됐다며 공식 검토에 들어갔다. 관계자는 “이미 철거한 조형물을 다시 설치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문화예술진흥법 절차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찬반 논란은 여전히 존재한다. 반대 측은 “시민 의견을 무시한 채 설치했다가 여론에 밀려 철거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꺼내는 건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반면 찬성 측은 “시간이 지나 대중문화 코드와 맞물리며 작품의 가치가 달라졌다”며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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