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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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국내 리커머스(Recommerce)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새로운 소비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 한때 단순히 중고 거래로 불리던 영역은 이제 패션과 명품, 전자기기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산업으로 진화했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리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52억 달러(한화 약 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2029년에는 75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9~11%에 달해 세계적으로도 눈에 띄는 상승세다.

리커머스의 인기 요인은 명확하다. 첫째는 가격 경쟁력이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은 새 제품을 정가에 사는 대신 상태 좋은 중고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둘째는 친환경 가치다. 기후 위기와 ESG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불필요한 폐기 대신 ‘재사용’에 의미를 두는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아껴 쓰는 차원이 아니라, 자신의 소비 행위를 환경적 가치와 연결하는 태도가 강해지고 있다.

시장 성장은 플랫폼의 혁신적 전략 덕분이기도 하다. 번개장터(Bunjang)는 스위스에서 열린 럭셔리 리세일 포럼에 참가해 ‘K-리커머스’ 혁신 사례를 소개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번개장터는 자체 진품 인증 체계를 기반으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크림(Kream)과 솔드아웃(SoldOut) 같은 플랫폼 역시 인증을 중심으로 한 거래 시스템을 앞세워 국내 럭셔리 리세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과거에는 리세일 시장을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보며 소극적으로 대응했으나 최근에는 공식적으로 인증·보증 체계에 참여하거나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중고 시장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커졌고, 소비자 접점을 확보하는 또 다른 채널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커머스는 더 이상 ‘중고 거래’라는 단어로 한정할 수 없는 생태계를 형성했다. 제품의 소유와 사용, 재판매가 순환 구조로 이어지면서 하나의 ‘순환 소비’ 모델로 자리 잡았다. 소비자는 물건을 단순히 구매자가 아니라 다시 판매할 수 있는 ‘투자자’ 혹은 ‘소유권의 순환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인증 기반 거래 구조와 맞물리며 산업 전반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리커머스의 위상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해외 매체들은 K-리커머스를 ‘빠른 성장과 강력한 디지털 기반’을 특징으로 평가하며 아시아 럭셔리 리세일 시장에서 한국 플랫폼이 일본·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잠재력을 높이 보고 있다. 특히 패션과 명품 분야에서는 한국의 플랫폼이 앞선 디지털 인증 시스템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리커머스가 단기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단순히 경기 불황 속 가성비 소비의 결과물이 아니라 친환경과 합리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구조적 변화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중고품을 사는 이유가 ‘싸서’가 아니라 ‘가치가 있어서’로 전환된 점은 중요한 변화다.

국내 리커머스 시장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브랜드와 소비자가 참여하는 거래 구조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시장 규모 역시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