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달력은 가을을 가리키지만 체감 온도는 여전히 여름을 방불케 한다. 이런 날씨 속에서 겨울철 대표 아이템인 어그 부츠가 뜻밖의 패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털이 빼곡히 들어찬 부츠가 늦더위 속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K팝 스타들의 선택 때문이다. 이들이 공항과 행사장, 페스티벌 현장에서 어그를 착용한 모습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아직도 에어컨이 필요한데 털부츠라니”라는 반응과 “스타일이 완성되니 계절은 중요하지 않다”는 반론이 동시에 쏟아졌다.
해외 패션 매체 보그 UK는 올해 어그 부츠가 Y2K 감성을 품고 다시 부활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니 플랫폼과 다채로운 색상, 경량 소재로 재해석되며 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패션 검색 플랫폼 리스트(Lyst)의 자료에 따르면 어그 울트라 미니 라인은 검색량이 전 분기 대비 300% 이상 증가했다. 브랜드는 ‘겨울 한정’ 이미지를 벗기 위해 초가을·늦여름 시즌에도 활용 가능한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호불호가 극명하다. 일부 이용자는 “치마와 매치했더니 의외로 시원해 보인다”거나 “실내 활동이 많을 때는 괜찮다”는 긍정적인 후기를 남겼다. 반면 “10분도 못 신고 발에 땀이 찬다”는 현실적인 지적도 잇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절을 거스르는 패션’이라는 점이 오히려 더 신선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스타의 착용 한두 번이 곧바로 시장 트렌드로 이어지는 K팝 효과가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패션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을 브랜드 전략과 연결해 해석한다. 겨울 매출에 치중된 어그 부츠를 사계절 아이템으로 확장해 소비 저변을 넓히려는 시도가 성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어그를 슬리퍼나 샌들 형태로 변형한 제품이 여름 시즌에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스타들의 착용이 트렌드 확산에 불을 붙였다.
늦더위가 이어지는 올가을, 패션계는 기존 계절 공식을 무너뜨리는 시도가 더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름용 원단의 재킷, 겨울 부츠와의 믹스 매치처럼 서로 다른 계절 아이템을 결합하는 스타일링이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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