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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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서울 주요 신축 아파트 입주율이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6·27 부동산 대책에서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받아 집주인에게 잔금을 치러주는 구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속출하고 전세 시장은 흔들리며 입주율 하락으로 직결됐다.

대표 사례로 서초구의 대단지 아파트 메이플자이는 전체 3,300여 가구 중 1,900여 가구만 입주해 입주율이 59%에 그쳤다. 성동구 청계SK뷰와 서대문 센트럴아이파크 등 다른 신규 단지도 입주율이 50%대에 머물러 신축 아파트의 절반 가까이가 여전히 비어 있는 상황이다. 입주민 수가 부족해 커뮤니티 시설 개방이 지연되거나 아예 운영하지 못하는 곳도 늘었다.

전세대출 제한의 여파는 전세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입주를 앞둔 단지에서 전세 시세가 불과 몇 달 사이 1억~2억 원씩 내려앉았고 일부 단지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해 월세로 조건을 바꿔 내놓고 있다. 동대문구의 이문아이파크자이는 실제로 월세 전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신규 계약 세입자의 상당수가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택하고 있다. 이는 전세자금 대출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세입자들이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통계로도 확인된다. 8월 한 달 동안 서울 전세 매물은 3.4% 줄어든 반면 월세 물량은 같은 비율로 증가했다. 전·월세 전환 계약 비중은 전년 대비 더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로 전세 수요가 위축되자 자연스럽게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다. 잔금 납부가 지연되면서 분양대금 회수가 늦어지고, 이는 곧 자금 압박으로 이어진다. 특히 대규모 단지를 공급한 업체들은 수백억 원 단위의 미납이 발생해 금융권 차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금융 당국도 시장 불안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당장 규제 완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규 청약 수요 자체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자금 조달이 막히면서 입주율이 일시적으로 낮아진 것”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이 상황이 장기화되면 집값 하락 압력으로 이어지고 임대차 시장 구조 자체가 월세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