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대한항공이 보잉777-300ER 항공기의 좌석 배열을 3-3-3에서 3-4-3으로 바꾸려던 개조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당초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신설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일반석 좌석 폭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소비자 반발이 거세게 일었고 정치권과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움직이자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 일부 기재에 대해 개조 작업을 시작해 1대를 실제 3-4-3 배열로 개조했으며 이 항공기는 싱가포르 노선에 우선 투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남은 10대 기재는 기존 배열을 유지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측은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우려를 감안해 개조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며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추후 안내하겠다”는 입장만 내놓았다.

이번 결정에는 소비자 불만이 결정적이었다. 밀집 배열로 개조되면 일반석 좌석 폭이 줄어 비행 중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로 일부 이용객들은 항공사 고객센터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장거리 노선에서 숨이 막힐 것 같다”, “돈벌이만 앞세우는 처사”라는 의견을 남기며 불만을 드러냈다.

정치권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도 영향을 미쳤다.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소비자 후생 저하가 우려되는 사안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사실상 대한항공 개조 계획을 견제하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여론이 악화되고 감독 기관까지 움직이자 대한항공은 개조를 강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국내 항공사의 서비스 전략과 고객 신뢰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한다. 해외 주요 항공사들도 수익성을 위해 밀집 배열을 도입한 사례가 있으나 장거리 노선에서의 승객 불편과 이미지 훼손 때문에 일부는 다시 원래 배열로 돌아간 바 있다.

이번 결정으로 대한항공은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반발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얻었지만 프리미엄석 확대를 통한 수익 개선 전략은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글로벌 항공업계가 프리미엄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차별화된 좌석 서비스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전략 공백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