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천문연구원
사진=한국천문연구원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오늘 새벽 한국 하늘에서 붉은 달이 뜬다. 이른바 ‘블러드 문’이라 불리는 개기월식 현상으로 태양과 지구, 달이 일직선으로 놓이며 지구 그림자가 달을 완전히 가려 달이 붉게 변하는 장관이 연출된다. 이번 개기월식은 약 83분 동안 이어지며 맑은 하늘이 유지된다면 전국 어디서나 맨눈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월식은 9월 8일 새벽 1시 26분 부분월식으로 시작된다. 달이 점차 지구 그림자에 가려지다 2시 30분에 완전히 가려지면서 개기월식에 돌입한다. 가장 붉은 빛을 띠는 절정의 순간은 3시 11분이고 3시 53분이면 완전월식이 끝난다. 이후 4시 56분 달이 지구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면서 이번 천문 현상은 막을 내린다.

이번 달은 지구와 가까운 근지점에 위치해 평소보다 크게 보이는 ‘슈퍼문’ 효과도 동반한다. 따라서 오늘 관측되는 블러드 문은 크기와 빛깔에서 평소보다 더욱 인상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천문 애호가들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측 조건은 비교적 간단하다. 특별한 장비 없이도 육안으로 충분히 감상할 수 있으며 시야가 트인 공원이나 옥상, 언덕이 좋은 장소다. 다만 도심의 강한 불빛은 관측을 방해할 수 있어 가능하다면 외곽이나 어두운 장소가 더 유리하다. 망원경이나 카메라를 활용하면 붉게 물든 달의 세부 모습을 기록할 수 있다.

블러드 문은 단순한 과학적 현상을 넘어 오래전부터 다양한 문화적 의미를 지녀왔다. 고대 사회에서는 재앙이나 변화를 알리는 징조로 여겨졌고 불길함의 상징으로 기록된 경우도 많다. 그러나 현대에는 과학적 설명을 통해 자연스러운 천체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오히려 희귀한 우주 쇼로 불린다. 이번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호주, 아프리카, 동유럽 등에서도 두루 관측할 수 있어 전 세계가 함께 밤하늘의 붉은 달을 바라보게 된다.

천문연구원과 지방자치단체는 시민을 대상으로 공개 관측회를 준비하고 있다. 천문대와 과학관은 망원경을 통한 관측을 지원하고 온라인 생중계도 마련해 날씨 사정으로 직접 보지 못하는 이들도 현상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블러드 문이 3년 만에 찾아온 긴 개기월식이라는 점에서 학술적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한다. 달의 색깔과 밝기 변화는 지구 대기의 상태와도 관련이 있어 기후 연구 자료로도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