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여성들만 모여 밤 시간을 보내는 ‘걸스나잇(Girls’ Night)’이 국내 10~20대 여성 사이에서 필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친구끼리 모여 노는 자리에서 하나의 이벤트로 소비되고 콘텐츠로 기록되는 새로운 놀이 방식으로 확장된 것이다.
시장 조사 플랫폼 캐릿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 걸스나잇에 참여했거나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1020대 여성 비율은 96%에 달했다. 관련 언급량 역시 최근 1년간 약 3만7천 건으로 2년 전보다 200% 넘게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Z세대 여성들 사이에서 걸스나잇이 단순한 사교 자리를 넘어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걸스나잇은 형식도 다양하다. 친구들과 함께 파자마를 맞춰 입고 사진을 남기는 파티부터,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조합해 먹는 ‘맛조합 놀이’, 디저트를 직접 만들거나 특별한 공간을 대관해 인증샷을 남기는 방식까지 확장됐다. 단순히 모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설계하고 이를 콘텐츠화하는 과정 자체가 놀이의 핵심이 됐다.
브랜드와 업계도 이 흐름에 반응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걸스나잇 때 입을 파자마가 필요하다”는 수요에 맞춘 파자마 라인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실제로 스파오·유니클로 등의 브랜드가 마케팅에 활용하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F&B 업계도 걸스나잇에서 유행한 메뉴 조합이 대중화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떡볶이에 치킨을 곁들이는 방식, 달콤한 디저트와 매운 음식을 섞는 조합은 걸스나잇을 통해 유행이 촉발된 사례로 꼽힌다.
SNS에서의 파급력은 더욱 크다. 참가자들은 모임 자체를 ‘잼컨(재미있는 콘텐츠)’으로 규정하며, 사진과 영상을 실시간 공유한다. 친구들과 함께한 파티가 곧바로 하나의 이벤트이자 마케팅 콘텐츠로 전환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해시태그와 밈이 생성되고 다시 참여를 부르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걸스나잇은 일종의 확산형 문화가 됐다.
전문가들은 걸스나잇이 단순한 놀이를 넘어 Z세대의 소비 방식과 연결돼 있다고 본다. ‘어떤 물건을 사느냐’보다 ‘누구와 어떤 경험을 공유했는가’가 중요해진 세대에서 걸스나잇은 경험 소비의 대표적인 형태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관련 상품 판매, 공간 대관, 음식 주문량 증가 등이 맞물려 경제적 파급효과도 커지고 있다.
걸스나잇은 하나의 약속을 넘어 콘텐츠화되는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친구들과의 모임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고 그것을 SNS에 기록하는 방식은 앞으로도 소비·패션·푸드 트렌드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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