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영화 개봉 이후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기 전에 일정 기간 공개를 유예하는 홀드백 제도가 한국 영화계 중심 이슈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이후 극장 수입이 급감하면서 제작·배급사·극장 업계에서는 극장 중심 배급 기간을 보장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정부는 모태펀드 지원 사업 조건에 홀드백 준수를 의무화하거나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예 기간을 4~6개월 또는 최대 6개월 정도로 설정하는 안이 대표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홀드백은 극장 상영이 끝난 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나 IPTV, VOD 등의 플랫폼에 영화를 공개하기 전에 일정 기간을 두는 제도다. 과거에는 개봉 후 1~3개월 정도의 유예 기간이 관행적으로 지켜졌지만 OTT의 발달과 동시상영 또는 OTT 직행 영화가 늘면서 그 관행이 흐트러졌다는 평가가 많다. 일부 영화는 극장 개봉 중에도 다른 매체에서 공개되거나 개봉 직후 플랫폼에 풀리기도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도 도입 찬성측은 홀드백이 극장 매출을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본다. 극장으로서는 관객들이 “조금 기다리면 OTT에서 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굳이 극장에 가려 하지 않아 상영관 확보나 수익 회수에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영상산업 도약 전략에서 홀드백 준수 지원 및 그 제도화를 언급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관련 법안 중 하나는 영화관 종영 후 최대 6개월 지나야 OTT 등에 공개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다.
반대측은 소비자 선택권 제한과 시장 규제 우려를 제기한다. OTT 업계에서는 홀드백이 강제되면 사용자들이 바로 접할 수 있던 콘텐츠가 늦게 공개되는 불편함이 생기고 불법 다운로드나 스트리밍 서비스 비공식 유통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제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긍정적 의견보다 많았고 많은 이들이 ‘어디까지가 적정한 유예 기간인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한다는 응답이 높았다.
또 영화관 입장에서는 흥행이 부진한 작품은 처음부터 극장 상영만으로는 투자 회수가 어렵고 OTT나 VOD 같은 여러 유통 경로가 없는 상황이 부담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승부’ 같은 흥행작이 극장에서 상영 중임에도 개봉 44일 만에 넷플릭스로 옮겨간 사례가 논란을 불러왔다. 일부 관계자는 이런 케이스가 홀드백 기준을 약화시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학계 연구에서도 제도 현실화 가능성과 정책 설계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홀드백 제도를 그냥 법으로 막무가내로 넣는 것보다는 영화 제작비 규모나 장르, 제작·유통사의 구조, 극장 스크린 수, 소비자 관행 등을 고려한 유연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투명한 수익 배분 구조, 극장 배급 및 상영 기간 조건, 예외 작품 기준 등이 명확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홀드백 법제화 여부가 결정되면 한국 영화 유통 지형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극장 중심 영화 문화 회복 여부, OTT의 영향력 조정, 소비자 경험과 비용 구조 변화 등이 맞물려 민감한 조정이 필요하다. 영화 관계자들은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경험”이라는 문화적 가치가 사라지는 것을 막고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제도의 핵심 목표라고 본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찬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합리적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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