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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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한국에서 자녀 성별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남아 중심에서 여아 중심으로 뚜렷이 이동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제 여론조사에서 한국 응답자의 28%가 “아이를 한 명만 낳을 수 있다면 딸을 원한다”고 답했다. 아들을 원한다고 밝힌 비율은 15%였으며 성별은 상관없다는 응답은 56%에 달했다. 1990년대 초반 같은 질문에서 아들을 택한 비율이 과반을 넘고 딸을 원한다는 응답은 10% 남짓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에서만 아들 선호가 근소하게 우세했고 50대 이하에서는 여아 선호가 뚜렷했다. 특히 30~40대 여성은 “딸을 갖고 싶다”는 응답이 40%를 넘으며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자녀를 꼭 가져야 한다는 관점이 약해지는 동시에 한 번 낳는다면 딸과 더 가까운 관계를 기대하는 흐름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출생성비 변화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아 100명당 남아 수가 1990년대 초 116명을 넘던 시절과 달리 2023년에는 105명 수준으로 자연 범위에 들어섰다. 성비 왜곡을 만든 과거의 “대 잇기” 관념이 약화되고 자녀의 성별보다 건강과 행복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확산된 결과라는 해석이 많다.

전문가들은 저출산과 양육 부담 구조도 변화를 촉진했다고 본다.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지고 부모가 자녀와 정서적 관계를 중시하게 되면서 “딸과의 소통이 더 편하다”는 정서가 설문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가족 규모가 줄어들면서 남아 중심의 가족 계승 관념보다 양육의 질과 감정적 유대가 우선된다는 분석도 있다.

여아 선호가 모두 긍정적 흐름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돌봄과 정서 지원을 자연스럽게 여성에게 기대하는 사회 분위기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딸이 부모를 더 챙긴다”는 고정관념이 지속되면 돌봄 부담이 특정 성별로 집중될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출산 의사와 행동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설문에서 나타난 인식 변화를 현실 정책이나 가족 계획과 연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데이터를 통해 구조적 요인을 더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