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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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장어가 더 이상 안전한 식재 자원이 아니라는 경고가 국제 사회에서 잇따르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유럽 뱀장어(Anguilla anguilla)를 ‘Critically Endangered(심각한 위급)’ 단계로 일본 뱀장어(Anguilla japonica)를 ‘Endangered(멸종 위기)’ 단계로 지정하고 있다. 두 종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으며 자연 산란지 파괴와 치어 남획, 댐 건설에 따른 회유 경로 차단, 기후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주로 소비되는 민물장어는 대부분 일본 뱀장어로 국내 양식 산업도 이 종의 치어(일명 ‘실뱀장어’)에 의존한다. 국제 연구에서는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장어의 90% 이상이 유럽·일본·아메리칸 뱀장어 세 종에 집중돼 있으며, 모두 멸종위기 등급에 속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한국 시장에서 유통되는 장어가 사실상 위기에 처한 종이라는 뜻이다.

장어 개체 수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자연 번식의 한계다. 뱀장어류는 성체가 바다에서 산란 후 죽고 부화한 치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 성장한다. 인공 부화가 아직 완전히 상업화되지 못한 상태라 치어 남획이 서식지 개체 수에 직접 타격을 준다. 강과 하천에 설치된 보와 댐은 회유 경로를 가로막아 번식률을 떨어뜨리고 오염과 기후 변화로 서식지 질도 악화되고 있다. 이런 환경 문제는 장어의 회유 본능과 산란 성공률을 크게 낮추고 있다.

한국 내 장어 수요는 여전히 크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자리 잡은 민물장어는 외식업계에서 꾸준한 판매를 기록하고 있고 소비자도 고급 식재료로 인식한다. 하지만 국제 거래 규제가 현실화되면 치어 수입과 양식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 이미 유럽연합은 유럽 뱀장어 수출을 전면 금지했고 일본 장어도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부속서 II 등재 논의가 거론된다.

환경 단체들은 치어 남획과 서식지 파괴를 줄이고 어도(魚道) 설치와 강 복원 같은 보전 대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국내 연구진도 치어 인공 부화 기술 상용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장어를 장기적으로 즐기기 위해선 소비자 인식 전환과 산업의 지속 가능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