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시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이 압도적 참여율을 보이지만 전체 대상자 가운데 약 56만 명은 끝내 신청하지 않았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지급된 소비쿠폰의 신청률은 98.9%에 달했으나 약 1.1%는 제도 시행 두 달이 넘도록 신청을 거부하거나 무응답 상태를 유지했다. 안내를 받지 못했거나 신청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혜택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개인정보 입력 등 행정 절차가 번거롭거나 “국가가 내 생활을 지나치게 들여다보는 것 같다”는 불신을 드러냈다. 일부는 “지원금 받을 만큼 힘들지 않다”는 자존심, 혹은 “굳이 혜택을 받기보다 자유를 택하겠다”는 개인 신념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거부 현상이 정책 참여를 개인의 선택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국민 세금으로 마련된 지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는 건 아쉽다는 시각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반대로 고령층이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 장애인 등은 제도의 존재를 알고도 신청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읍면동 주민센터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찾아가는 신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절차가 복잡하다”, “대기 시간이 길다”는 불만이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온라인·모바일 신청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서 미신청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남은 예산 처리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른다. 거부나 미신청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용 예산을 다른 복지사업에 전환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있지만 정책 설계 단계에서 참여율을 과도하게 낙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경제학자들은 “참여를 전제로 한 내수 진작책은 목표 달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지원금 외에도 제도 접근성·신뢰도를 높이는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책 당국은 남은 미신청자에 대해 추가 안내와 홍보를 이어가되 강제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원금은 어디까지나 국민 선택”이라는 정부 입장은 거부자에 대한 존중을 내세우지만 사업 성과 관리 측면에서는 신청률 100%에 가까운 달성을 여전히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소비쿠폰 사례는 보편적 혜택 제도가 사회 곳곳의 다양한 가치관·환경을 고려하지 않으면 일정한 ‘거부 층’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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