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라면세점
사진=신라면세점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호텔신라가 인천국제공항 내 신라면세점 DF1권역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회사는 18일 공시를 통해 “임대료 조정 협상이 결렬돼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며 사업권 반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2026년 3월 17일을 최종 철수 시점으로 확정했다. DF1권역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가운데 가장 넓은 구역이며 화장품·패션·주류 등 주요 품목을 판매해왔다.

신라면세점은 매달 60억~8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사업 운영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여객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패턴이 면세점보다 로컬 편집숍과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매출 회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여객 수에 연동된 임대료 체계가 수익성을 악화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신라는 임대료 조정을 위해 인천공항공사와 협상을 벌였으나 성과가 없자 인천지방법원에 강제조정 신청을 했다. 법원은 임대료를 25% 낮추라는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공항공사가 이의를 제기해 조정안은 효력을 잃었다. 협상과 조정이 모두 무산되자 회사는 사업 철수 외에는 해법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신라면세점은 약 1900억원 규모의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계약상 사업권 반납을 통보한 후 6개월 동안 영업을 유지해야 하므로 오는 2026년 3월까지 DF1권역은 신라가 계속 운영한다. 이후 공항공사는 후속 사업자를 공개 모집할 계획이다. 면세업계는 신라의 철수로 DF1권역 입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신라면세점의 사업권 반납 결정은 유감”이라며 “운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후속 사업자 선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신라의 결정이 면세점 시장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신세계면세점도 임대료 문제를 놓고 공항공사와 갈등을 겪고 있어 향후 협상 구도가 주목된다.

신라면세점은 2015년 인천공항 DF1권역 운영권을 확보하며 시장 선두권에 올라섰다. 그러나 코로나19와 임대료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이번 철수는 단기 손실을 감수하고 구조적인 부담을 줄이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면세업계는 신라가 빠진 자리를 누가 대신할지 임대료 정책이 어떻게 조정될지가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