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서울 마을버스 업계가 서울시 대중교통 환승제도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은 9월 22일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4년 교통개혁과 함께 도입된 환승 할인 체계가 마을버스 업체들에 구조적인 손실을 안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합은 내년 1월 1일부터 제도에서 빠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합에 따르면 환승 할인 이후 승객이 많을수록 손실이 커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연평균 환승 손실액은 약 1천억 원에 달하며 제도 시행 이후 보전받지 못한 금액이 1조 원을 넘는다고 강조했다. 조합 김용석 이사장은 “요금을 깎아주면서도 합리적 보전 장치가 없다면 운행 자체가 위태롭다”고 말했다. 그는 “적자를 감수하며 배차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안전 관리까지 감당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즉각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운송원가 현실화, 보조금 선지급, 배차 조정 등을 포함한 개선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혼잡 노선에는 증차 또는 배차 간격 단축을, 수요가 적은 구간에는 운행 횟수 조정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보조금 산정 기준도 기존 등록대수 중심에서 운행 실적 기반으로 바꾸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서울시의회 역시 이번 사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의원은 “마을버스는 지역 생활권에서 시민 발 역할을 한다”며 “공공성이 있는 만큼 서비스 품질과 회계 투명성을 확보한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환승 할인 폐지로 인한 교통비 증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로 환승하는 통근자·학생층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탈퇴가 실행되면 정산 시스템부터 요금 체계, 노선 운영까지 다방면에서 변화가 요구된다. 교통카드 단말기 정산 방식과 안내 체계를 손봐야 하고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대체 방안도 필요하다. 서울시와 조합 간 협상이 지연될 경우 혼란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조합이 내세운 핵심 요구는 세 가지다. 첫째, 환승 손실을 보전할 공식 규정을 마련할 것. 둘째, 환승 정산 방식을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로 바꿀 것. 셋째, 운송원가에 물가와 인건비를 제대로 반영할 것. 업계는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현재 구조에서는 안전 확보도, 운행 지속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는 서울 대중교통 체계가 20년 가까이 유지해 온 환승 할인 제도의 지속 가능성 문제를 정면으로 드러낸다. 시민 부담, 공공성, 업계 생존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향후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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