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제79차 유엔 총회 연설에서 “기후변화는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주장해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트럼프는 9월 23일 연설에서 “온난화 예측은 모두 잘못됐고 사람들을 속여 부를 쌓는 수단이 됐다”고 발언하며 탄소 감축 노력과 재생에너지 정책을 “그린 스캠(green scam)”으로 규정했다. 이 같은 주장은 과거 집권 시절에도 반복했던 기후변화 회의론을 다시 꺼낸 것으로 전 세계 지도자들이 모인 공식 무대에서 공개적으로 제기됐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트럼프는 유럽연합의 탄소 감축 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하며 “경제를 망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거대한 사기를 끝내지 않으면 국가들이 무너질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까지 덧붙였다. 연설 직후 미국 주요 언론은 이를 긴급 보도로 전하며 국제적 파장을 짚었다. 일부 매체는 연설장에 참석한 태평양 섬나라 대표들이 일제히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기후 정책에 대한 그의 기존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집권 시절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고 이번에도 행정명령과 예산 조정을 통해 재생에너지 지원을 대폭 삭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백악관은 지난 5월 발표한 예산 설명서에서 “Green New Deal” 관련 항목을 “그린 뉴 스캠”으로 표현하며 수십억 달러의 지원금 삭감을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과학계는 즉각 반발했다. 미국 국립학술원(NASEM)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후변화 과학을 “더 이상 논쟁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명확히 했다. 보고서는 인간 활동이 온실가스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문가들이 트럼프 발언을 “자료 왜곡과 선택적 해석(cherry picking)”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행정부 내부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도입된 “Endangerment Finding”(온실가스가 공중보건에 위험하다는 공식 판단)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커졌다. 이는 미국 내 온실가스 규제의 법적 근거를 흔드는 조치로 실제로 시행될 경우 전 세계 기후 협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사회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기후변화로 이미 해수면 상승, 폭염, 홍수 등 피해를 겪는 개발도상국과 섬나라들은 트럼프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럽연합 역시 “기후과학을 부정하는 것은 미래세대에 대한 무책임”이라며 반발했다.

트럼프의 “기후변화 사기극” 발언은 정책적 방향 전환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이 다시 국제적 기후 협약에서 이탈하거나 협력을 축소할 가능성을 키우면서 글로벌 탄소 감축 체계에도 균열이 우려된다. 이번 발언으로 미국의 기후 정책, 에너지 시장, 그리고 국제 외교 무대 전반이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