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9월 26일 저녁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정부 주요 온라인 서비스가 대규모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행안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15분경 무정전 전원장치(UPS) 배터리 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스파크가 발화하면서 배터리실 내부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화재는 비교적 신속하게 진압됐지만 피해는 적지 않았다. UPS 전원이 차단되면서 전산실 전체가 멈춰섰고 이로 인해 모바일 신분증과 국민신문고, 온나라 시스템, 행정표준코드 관리 등 1등급 서비스 12개와 2등급 서비스 58개가 일시적으로 마비됐다. 총 70여 개 정부 시스템이 영향을 받으면서 국민들의 불편이 즉시 현실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모바일 신분증 확인이 불가능해 공공기관 업무 처리가 지연됐고 온라인 민원 접수 창구도 한동안 먹통이 됐다.
사고 당시 전산실에 있던 직원 한 명이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추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정부 전산망이 한순간에 멈췄다는 점에서 충격은 컸다. 행정안전부 윤호중 장관은 곧바로 “인명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정부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긴급 지시를 내렸다.
복구 작업은 즉시 시작됐다. 화재로 차단된 전력을 다시 공급하고 백업 시스템을 가동해 일부 서비스는 단계적으로 복원되고 있다. 그러나 전산 장비 손상 정도와 데이터 안정성 점검이 필요한 만큼 완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복구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면서 우선순위 서비스부터 순차적으로 복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화재는 정부 디지털 인프라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로 꼽힌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IT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는 곳으로 공공 서비스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한 곳의 사고가 전국 단위 서비스에 직격탄을 날린 만큼 데이터센터 안전 관리 체계와 전원 장치 점검 시스템 전반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UPS 배터리실은 비상 상황에서도 시스템을 지켜내기 위한 장치이지만 오히려 관리 부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재 설비와 화재 감지 장치의 적절성, 유지보수 인력 관리 등도 향후 원인 조사 과정에서 검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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