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내년 4월부터 감기약이나 수면제 복용 후 운전대에 오르면 음주운전과 유사한 수준의 처벌을 받게 된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운전 능력을 떨어뜨리는 약물 복용 후 운전 단속 근거가 강화된 것이다.
개정된 도로교통법 제45조에 따르면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하다 적발되면 기존보다 강화된 처벌이 내려진다. 현재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이지만 개정 후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으로 상향된다. 단순히 음주에 국한됐던 운전 제한 조항이 졸음을 유발하거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의약품까지 확대된 것이다.
특히 감기약, 항히스타민제, 진정제, 일부 수면제 등은 졸음과 반응 지연을 일으켜 교통사고 위험을 크게 높이는 약물로 꼽힌다. 약사의 처방이나 합법적인 복용이더라도 실제 운전 능력이 저하된 상태라면 처벌을 피할 수 없다. 경찰은 단속 시 약물 복용 여부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상태와 사고 정황 등을 종합해 판단할 방침이다.
만약 이런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내 타인에게 상해를 입히면 상황은 더 무거워진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형이나 거액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피해가 사망으로 이어질 경우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 음주운전 사고와 마찬가지로 약물 복용 운전 사고 역시 강력하게 다뤄지는 셈이다.
이번 개정안은 최근 사회적으로 늘어난 ‘약물운전’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졸음운전 사고 중 상당수가 감기약이나 항히스타민제 복용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단속 근거가 부족해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가 법적 공백을 메우는 차원에서 처벌 규정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다만 모든 약 복용이 곧바로 단속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운전 능력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다. 의사의 처방과 복용 기록, 운전 당시의 신체 상태 등이 판단 자료로 쓰인다. 운전자가 약물 복용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주행 중 졸음이나 판단력 저하가 확인되면 법적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평소 가볍게 생각하는 감기약도 충분히 졸음을 유발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법 시행 이전부터 국민 스스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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