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전경 | 사진=세종학당재단
국립중앙박물관 전경 | 사진=세종학당재단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 개관 이후 처음으로 주차요금을 대폭 인상했다. 박물관 측은 2025년 10월 1일부터 새 주차요금을 적용한다고 밝히며 이번 조정은 2005년 용산 이전 이후 20년 만에 처음 실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요금 체계에 따르면 승용차 기본요금은 기존 2시간 2000원에서 30분당 900원으로 바뀌었다. 즉, 2시간 주차 시 3600원이 부과되며 하루 최대 요금은 종전 1만 원에서 1만 8000원으로 올랐다. 버스 요금은 2만 원에서 3만 6000원으로 80% 인상됐고 박물관 후원 회원이나 극장 ‘용’ 관람객도 예외 없이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박물관은 이번 인상 배경으로 급격한 관람객 증가와 주차 혼잡 문제를 꼽았다. 실제로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누적 관람객은 432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7% 이상 증가한 수치다. 케이팝 관련 전시와 전통문화 콘텐츠의 인기가 관람객 증가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박물관 주차장은 늘 만차에 가까웠고 일부 시민은 입차 대기만 1시간 이상 걸리는 불편을 겪었다.

박물관 관계자는 “개관 후 한 번도 주차비를 인상하지 않아 운영 부담이 컸다”며 “주차장이 관람객이 아닌 인근 지역 이용자들의 무료 주차 공간처럼 사용되는 문제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상은 주변 용산공원 공영주차장 수준과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주차장은 총 862대를 수용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옥내 754대, 옥외 108대 규모지만 관람객 폭증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동안 박물관 측은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해왔지만 가족 단위 관람객이나 단체 방문객은 차량 이동을 피하기 어려웠다. 이번 요금 현실화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관람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20년간 동결된 요금을 생각하면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관람은 무료인데 주차비는 부담스럽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특히 지방에서 올라오는 관람객이나 장시간 관람을 계획한 시민들에게는 체감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도 있다.

문화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상을 단순한 재정 조정이 아닌 문화 접근성 문제로 본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문화시설은 누구나 편하게 올 수 있어야 하는데 주차비 인상은 저소득층 가정에는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물관 측은 “주차비를 낮게 유지하면 관람객 외의 불필요한 차량이 더 몰려 진정한 관람객의 불편이 커진다”며 반박했다.

이번 개편은 ‘문화 향유의 공공성’과 ‘운영 비용의 현실화’ 사이에서 나온 타협으로 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앞으로도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 유도하며 향후 필요하다면 주차 예약제 등 추가 대책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