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플루언서 후신이 | 사진=웨이보
중국 인플루언서 후신이 | 사진=웨이보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예술 계열 대학 입시 현장에서 한 여학생이 맨얼굴로 시험에 응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관으로부터 화장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여러 차례 ‘지워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사건의 주인공은 18세 수험생 후신이(胡馨怡)로 중국 온라인에서는 ‘소양(素顏)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후신이는 지난 1월 베이징에서 진행된 예술대학 통합시험(統考)에 응시했다. 그는 평소와 다름없는 맨 얼굴로 시험장에 들어갔으나 입실 과정에서 감독관이 “화장을 했으니 지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화장을 하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감독관은 얼굴을 만지거나 눈을 감게 하며 재차 확인을 시도했고 결국 시험 시작 전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지워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신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감독관이 내 얼굴을 세게 문지르며 다 지우라고 했다. 심지어 속눈썹까지 만지며 눈을 감으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맨얼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화장을 했다는 의심을 지속적으로 받은 데 대해 그는 “그저 내 피부와 외모가 그렇게 보였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사건이 보도되자 중국 SNS 웨이보와 각종 커뮤니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누리꾼들은 “외모가 단정하면 화장했다는 억측부터 하는 게 문제다”, “학생 인권 침해다”, “시험장에서 이런 압박을 받았다는 게 충격적이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는 “시험 감독관의 권한이 어디까지인지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논란은 후신이가 좋은 성적으로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더 커졌다. 일부 언론은 그가 베이징 통합시험에서 1등을 차지했다고 보도했고 수험 제도 전반의 공정성 문제로 확장됐다. 하지만 후신이 본인은 “최종 입학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문화과목 성적을 통과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일부 과장된 보도에 선을 그었다.

대학 측은 현재까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감독관이 실제로 어떤 기준을 가지고 ‘메이크업 여부’를 판별했는지도 불분명하다. 중국 언론에서는 예술계 입시에서 외모와 관련된 평가가 이루어지는 만큼 감독관들이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화장을 했느냐 아니냐”는 개인의 자유 영역에 속하는 만큼 시험장에서 강제로 지우라고 한 조치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외 언론도 이 사건을 이례적인 사례로 다뤘다. 한 대만 매체는 “소양이 너무 아름다워서 오히려 메이크업했다고 오해받았다”는 문장을 기사 제목에 올리며 황당한 해프닝을 전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후신이에게는 웃어넘길 수 없는 사건이었다. 시험장에서 느낀 압박과 모욕감이 상당했음을 스스로 밝힌 만큼 이 사건은 학생 인권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