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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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피부세포에서 난자를 만들어 생명을 잉태하는 연구가 동물실험에서 현실화되며 국제 과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 교토대 하야시 가쓰히코 교수 연구팀은 체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로 전환시킨 뒤 이를 다시 난자로 분화해 체외수정에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이미 2016년 쥐 실험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피부세포에서 유도된 iPS 세포로 난자를 만들고 이를 정자와 수정해 건강한 새끼 쥐를 출산시켰다. 이는 체세포에서 직접 생식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증명한 사례였다. 이후 연구팀은 발전된 기법을 통해 지난해에는 수컷 쥐의 세포에서 난자를 생산해 출산까지 이어지는 데 성공했다. 암컷의 난자를 사용하지 않고도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불임·난임 치료의 획기적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불임 부부는 난자 제공이나 시험관 시술 같은 제한적 방법에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체세포를 이용한 난자 생성 기술이 인간에게 적용될 경우 자신만의 세포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어 생식 의학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난자가 없는 여성이나 고령 임신을 희망하는 경우 나아가 동성 부부에게도 생식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은 크다.

다만 인간 적용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금까지 보고된 성공 사례는 모두 쥐 실험에 국한된다. 인간 iPS 세포에서 생식세포 유사체를 유도하는 연구가 일부 진행 중이지만 실제로 정상적인 배아 형성과 출산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 기술적 한계뿐 아니라 윤리적 장벽도 크다. 인간 배아 연구 자체가 사회적 합의를 필요로 하는 분야인데 체세포로 난자를 만드는 방식은 ‘맞춤 아기’ 논란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혁신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일부 생명윤리학자들은 “불임 부부나 동성 커플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언급하는 한편 “생명 창조를 실험실에서 관리하는 상황이 오면 사회적 부작용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국제적으로도 난자·정자 인공 생성 연구는 각국 법규와 규제에 따라 엄격히 제한돼 있으며 실제 임상 적용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