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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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올해 추석을 앞두고 조사된 여론 결과,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이 차례상을 지내지 않겠다고 답했다. 전체의 60%가량이 전통 명절 의례를 포기하거나 간소화하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한국 사회에서 명절 문화가 급격히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차례상은 오랫동안 명절 아침마다 조상을 기리고 가족이 모이는 자리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차례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동과 비용이 가족 간 갈등을 일으키고, 명절 스트레스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점차 외면받고 있다. 설문에 따르면 차례상 준비에 대해 “힘들다” “의미보다 부담이 크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전 부치기, 음식 장만, 청소 등 대부분의 과정이 여성에게 집중된다는 점이 불만으로 꼽힌다.

가치관의 변화도 뚜렷하다. 과거에는 조상을 기리는 것이 도리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현재는 가족이 모여 안부를 나누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젊은 세대는 형식적인 절차보다 실질적인 시간을 중시하며 “명절에 차례상 차리느라 가족끼리 싸우느니 차라리 여행을 가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이런 흐름은 사회 구조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핵가족화와 도시화로 대가족이 모이는 전통적인 명절 풍경은 줄어들었고 명절 당일에도 직장·학교 일정으로 가족이 모두 모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가족 구성원이 분산된 상황에서 차례상을 준비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차례 문화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전통의 의미를 유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다만 형식을 간소화하거나 대체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간편 차례상 세트를 온라인에서 구매하거나 일부 주요 음식만 준비해 간소하게 차리는 가정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간편 제수용 세트’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고 올해 추석에도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러한 변화를 두고 전통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본질적인 가치인 ‘조상을 기리고 가족의 결속을 다지는 마음’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평가가 병존한다. 전문가들은 “형식은 시대에 맞게 변할 수 있지만 조상을 기억하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현대적 생활 방식 속에서 전통을 재해석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