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추석 성묘철이 다가오면서 성묘객들이 무심코 길가에 떨어진 열매를 주워 먹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중 일부가 식용 밤이 아닌 ‘마로니에(일명 말밤)’로 드러나면서 건강 피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외형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착각해 섭취했다가 병원으로 실려 가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마로니에를 밤으로 오인해 섭취한 뒤 복통과 구토,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보고됐다. 한 중년 남성은 열매를 삶아 먹은 뒤 심한 복통과 함께 식은땀을 흘려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검사 결과 간 수치와 췌장 효소가 상승했고 심전도 이상까지 발견됐다. 다행히 치료를 받은 뒤 상태가 호전됐지만 의료진은 “마로니에는 독성 물질이 있어 무심코 먹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마로니에 열매에는 에스쿨린이라는 독성 성분이 포함돼 있다. 이 성분은 위장관을 자극해 구토와 설사를 일으키고 경우에 따라 간과 췌장에도 영향을 준다. 소량만 먹어도 불편함을 느낄 수 있고 아이들이 섭취할 경우 더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겉모습만 보고는 쉽게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식용 밤은 껍질의 가시가 매우 촘촘하고 날카롭지만 마로니에는 가시가 드물고 굵은 편이다. 또 식용 밤은 열매 끝이 뾰족하게 튀어나온 형태를 띠지만 마로니에 씨앗은 둥글고 매끈하다. 잎 모양 역시 중요한 구분 기준이다. 밤나무는 길쭉한 단일 잎에 톱니 모양이 선명하지만 마로니에는 손바닥을 편 듯 여러 잎이 모여 하나의 잎처럼 보인다.
이 같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현장에서 즉각 판별하기는 쉽지 않다. 성묘길에서 아이들이 호기심에 열매를 주워 먹는 경우도 많아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는 독성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보호자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잘못 섭취했을 경우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혈액 검사와 간 기능 검사를 통해 독성 영향을 확인해야 하며 복통이나 구토가 심하다면 응급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가을철 성묘와 산책길에서 보이는 열매가 모두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밤처럼 보인다고 해서 바로 입에 넣는 습관은 위험하다”며 “조금이라도 의심스럽다면 아예 손대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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