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휴게소 사고 모습 | 사진=강원도소방본부 제공
대관령휴게소 사고 모습 | 사진=강원도소방본부 제공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2일 오전 11시 32분,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대관령휴게소 내 식당가에서 80대 고령 운전자가 몰던 SUV 차량이 식당으로 돌진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16명의 이용객이 중경상을 입었고, 식당 전면부 유리창과 내부 조리 시설 등이 크게 파손되었다.

사고 차량은 흰색 대형 SUV로, 운전자인 80대 남성은 당시 식당 앞 주차장에서 주차를 시도하다 “페달을 잘못 밟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운전자의 음주 및 약물 반응 검사 결과 모두 음성임을 확인했으며, 급발진 가능성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 직후 현장에는 강릉소방본부 소속 구조대가 출동해 응급 구조와 이송을 진행했고, 식당 내 밀집된 구조와 점심시간 인파로 인해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파악된 부상자 중 6명은 중상, 10명은 경상으로, 모두 강릉아산병원 등 인근 의료기관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중상자 일부는 다리와 허리 부위에 큰 상처를 입은 상태이며, 현재까지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교통사고를 넘어 고령 운전자 안전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경찰청 교통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유발한 교통사고는 2020년 3만1072건에서 2024년 4만2369건으로 36.4% 급증했다. 특히 브레이크·가속 페달 착오와 같은 조작 실수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번 대관령 사고 역시 동일한 유형의 사고로 추정된다.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고령 운전자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부터 75세 이상 운전자의 운전면허 갱신 주기를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정기 인지능력 검사를 도입했으나,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 운전자의 반응 속도 저하와 인지 기능 약화를 감안해 실기시험 도입, 사고 다발 운전자에 대한 교육 의무화 등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번 사고는 휴게소 등 다중 이용시설의 안전 설계에도 심각한 의문을 남겼다. 식당가 앞에 차량 돌진을 막을 수 있는 방호벽이나 바리케이드가 설치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차량이 그대로 식당 내부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만약 방호설비가 설치돼 있었다면 인명 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대관령휴게소는 강릉으로 향하는 주요 동선에 위치한 대형 휴게소로, 주말과 휴가철에는 하루 수만 명이 이용하는 장소다. 사고 당시도 본격적인 여름휴가를 앞두고 방문객이 몰려있던 시점으로, 더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경찰은 사고 당시의 정확한 상황을 규명하기 위해 휴게소 내 CCTV 자료 확보와 차량 정밀 감식에 들어갔으며, 운전자에 대해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는 목격자 진술과 영상 기록 등을 통해 사고 당시 차량이 정지 없이 고속으로 진입한 사실이 확인되었으며, 일각에서는 차량 결함 여부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고령 운전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25년 현재 65세 이상 면허 소지자는 43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시골 지역 등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운전이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단순한 면허 회수보다는 맞춤형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