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빵이 이렇게 싸도 되나?” 요즘 빵을 고르는 기준은 ‘브랜드’도 ‘프리미엄’도 아니다. 가성비다. 서울 강남에 사는 직장인 김성태(29) 씨는 요즘 출근길 아침식사로 편의점 PB(자체 브랜드) 빵을 애용한다. “예전엔 카페나 베이커리에서 샌드위치를 샀는데 지금은 2천 원도 안 되는 런치빵 하나면 충분하다”는 그의 말처럼 유통가에선 ‘가성비빵’이 조용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해 들어 PB빵 매출은 전년 대비 120% 이상 증가했다. 전체 빵 매출에서 PB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어섰다. GS25와 세븐일레븐도 비슷한 상황. 소비자들이 찾는 건 보기 좋은 크로아상이나 버터가 가득 든 고급 브리오슈가 아니라 ‘한 끼 해결 가능한 양과 맛’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가성비빵’이다.
특히 SPC삼립이 선보인 ‘런치빵’ 시리즈는 그 상징과도 같다. 약 1,900원대에 출시된 이 제품은 토마토햄, 치즈콘마요, 어니언 등 다양한 종류로 구성돼 있고 길이만 해도 18cm를 넘는다. “하나만 먹어도 배부르다”는 소비자 후기가 SNS에 퍼지며 판매량이 크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빵값 인상, 이른바 ‘빵플레이션’ 속에 소비자들이 이탈하지 않고 대안을 찾은 결과라고 분석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베이커리 평균 가격은 3년 전보다 25% 이상 올랐지만 저가빵 매출은 오히려 상승세를 탔다. 맛보다 ‘가격 대비 효율’을 따지는 소비 행태가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PB빵은 매출 효율이 좋다. 기존 제과 브랜드 제품보다 원가와 유통비가 낮고 디자인이나 패키지 개발이 빠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편의점 관계자는 “매달 새로운 PB빵을 론칭하면서 ‘히트 상품’을 잡는 게 주요 전략”이라고 말했다. 계절 한정 제품, 협업 시리즈도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우려는 존재한다. “싸다고 너무 방부제 많으면 어쩌나”, “가성비 좋다고 품질이 떨어지면 결국 손해” 같은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영양성분 표시 강화, 유통기한 단축 등으로 신뢰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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