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주요 업무 시스템인 '온나라'와 공무원 전자서명 인증 수단인 GPKI(행정전자서명 인증서)에서 해킹 흔적이 발견돼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해커는 외부에서 VPN을 통해 업무망에 침투한 정황이 있으며 수백 건의 인증서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지난 8월 미국 해커 커뮤니티인 '프랙 매거진'을 통해 공개된 분석 보고서에 한국 정부 시스템 관련 코드와 데이터가 포함됐다는 점을 확인한 뒤 내부 전수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온나라 시스템과 GPKI 인증서 일부에서 실제 침입 흔적이 존재한다고 발표했다.
당국이 파악한 정황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순 외부 인터넷망에서 공무원 전용 원격접속 시스템인 'G‑VPN'을 통해 온나라 시스템에 접속한 시도가 있었다. 정부는 이 접근이 정상 사용자처럼 위장된 공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기존의 보안 인증만으로는 이 침입을 완벽히 차단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무원 인증 수단으로 활용되는 GPKI 인증서도 함께 털렸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총 650개의 인증서가 유출되었으며 이 가운데 12개는 비밀번호까지 함께 노출됐다. 다행히 대부분은 이미 만료된 인증서였지만 유효한 인증서 3개는 지난 8월 폐기 처리됐다. 이들 인증서는 온나라 시스템, GVPN, 정부통합전산센터 등 핵심 행정망 로그인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 강화를 위해 정부는 GVPN 접속 시 전화 기반 2차 인증(ARS)을 도입했으며 온나라 로그인 시 동일 인증서 재사용을 막는 제한도 걸었다. 또한 모든 정부기관에 GPKI 인증서를 공유하거나 외부 PC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관리지침을 전달했다.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에 대해 정부는 사용자의 부주의 가능성을 거론했다. 외부에서 GVPN을 사용해 접속할 경우 인증서가 저장된 PC나 저장장치의 보안 상태에 따라 쉽게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커가 정상적인 사용자 행세를 하며 로그인했기 때문에 시스템 탐지 기능이 무력화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정원은 공격에 사용된 IP 주소와 악성코드 패턴을 바탕으로 해킹 배후 추적에 착수한 상태다. 정부는 일부 해킹 시도가 대만 등 외국 기관도 함께 겨냥했으며 일부 코드에서 중국어 번역 흔적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배후 세력에 대한 직접적인 단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향후 GPKI를 모바일 공무원증 등 생체 기반 복합인증 수단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동시에 공공기관의 원격접속 시스템에 다중 인증, 악성코드 탐지 기능을 강화하고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전 기관의 보안 점검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정부는 모든 인증서 관리와 외부접속 장비 사용 방식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공무원들에 대한 보안 교육과 내부 통제 강화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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