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북한 황해북도 평산의 우라늄 정련공장에서 발생한 방사능 폐수가 예성강을 통해 서해로 흘러들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공개된 위성사진을 통해 침전지에 저장된 슬러지가 인근 하천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국내 전문가들과 정치권, 시민단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정련공장은 북한 내 유일한 우라늄 제련시설로 알려져 있으며, 이곳에서 발생한 슬러지와 침출수가 배수로를 통해 약 2km 거리의 하천으로 유입된 뒤 예성강을 거쳐 강화만, 경기만을 지나 서해로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원격탐사 전문가 정성학 박사는 미국의 고해상도 위성인 ‘월드뷰-3’를 통해 평산 정련공장 침전지의 변화 양상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06년 1.9헥타르였던 슬러지 면적이 2024년에는 16.6헥타르까지 확대되었으며, 이 침전지에서 물이 넘치는 장면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침전지 외곽에서 확인된 녹조, 유출 흔적 등을 토대로 “방사성 오염수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재까지 국내 해역에서 방사능 수치의 유의미한 변화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정기적으로 강화도와 경기만 일대에서 방사성 물질 농도를 측정하고 있으며, 원자력안전위원회 또한 “현재까지 측정된 수치는 모두 정상 범위 내에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보다 정밀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조정훈 의원 등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예성강 하류는 수도권의 해양 생태계 및 수자원과 연결돼 있어, 방사능 유입 여부에 따라 국민 건강과 직결될 수 있다”며 정부의 실시간 모니터링 확대와 예산 투입을 촉구했다.
현재 논란의 중심이 된 예성강은 북한 개성에서 발원해 황해도와 경기도 강화 사이를 흐르는 강으로, 한강 하구와 직접 연결돼 있다. 여름철 장마나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유출량이 증가할 경우, 오염수의 해양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후 변수까지 고려한 예측 시스템 구축과 조기경보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방류 구조물을 설치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복수의 위성 영상에서는 정련공장과 하천을 연결하는 구조물과 배수관의 존재가 확인되고 있으며, 이 또한 인위적 방류 정황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지금까지의 분석만으로는 폐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의 실체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염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현장 접근이 불가능한 북한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 보다 정밀하고 과학적인 분석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예성강 하구, 강화만, 경기만 등 접경 해역에 대한 방사성 핵종 측정 확대와 실시간 공개 시스템 도입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통일부, 원자력안전위원회, 해양수산부, 환경부, 지방자치단체 등과의 협업을 통해 관련 해역의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필요시 정밀 분석 장비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동시에 국회 차원에서는 특위 구성 논의가 진행 중이며, 관련 예산 확보와 법적 대응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서해는 대한민국의 주요 어업 생산지이자, 수도권 식수와도 연계된 해양 시스템이다. 북한의 폐수 방류가 사실일 경우, 이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투명하고 신속한 대응, 측정망 강화, 정보 공개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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