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무면허 청소년의 전동킥보드 사고가 잇따르자 경찰이 운전면허 확인을 소홀히 한 대여업체에 대해 형사처벌 카드를 꺼내들었다. 경찰청은 29일 "청소년의 개인형 이동장치(PM) 무면허 운전과 관련해 운전면허를 소홀히 확인한 업체에 대해선 무면허 방조 행위 적용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발생한 중학생 무면허 킥보드 사고로 30대 여성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사건을 계기로 나온 강경 대응이다. 경찰은 법률 검토 결과 운전면허 확인 절차 없이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해 무면허 운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형법상 방조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 법률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 무면허 운전자에게는 범칙금 10만원이 부과되지만 무면허 방조범에게는 즉결심판 청구가 가능하며 법원을 통해 2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다.
지난 18일 발생한 사고에서 중학생 2명은 전동킥보드를 탄 채 인도를 주행하다 30대 여성 A씨와 그녀의 어린 딸을 덮쳤다. A씨는 전동킥보드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딸에게 향하자 몸으로 막아섰다가 뒤로 넘어져 머리 부위를 심하게 다쳤다. 딸은 A씨가 감싸안은 덕분에 무사했지만 A씨는 의식을 잃었다가 6일 만에 깨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학생들은 원동기 면허가 없었고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았다. 전동킥보드를 몰기 위해서는 16세 이상부터 취득할 수 있는 제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이상의 운전면허가 있어야 하지만 면허가 없는 청소년도 부모나 형제 등 가족 신분증을 활용해 회원 가입을 한 후 별도 인증절차 없이 킥보드를 빌리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무면허로 몰다가 적발된 운전자의 절반 이상이 1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PM 무면허 운전은 지난해 1만9513건에 달했으며, PM 뺑소니 147건 중 82건(55.8%)을 청소년이 저질렀다. PM 교통사고는 2020년 897건에서 2021년 1735건으로 급증한 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000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PM 교통사고로 23명이 사망했고 2486명이 다쳤다. 이처럼 청소년 무면허 운전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경찰은 대여업체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일부 플랫폼이 면허 확인 절차를 제공하면서도 '다음에 인증하기' 등의 옵션을 통해 이용자들이 쉽게 회피할 수 있도록 허점을 남겨두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이용자의 운전면허 인증을 이행하지 않은 대여업체에 대해서는 법적 벌칙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실효성 있는 제재가 어려웠다. 이에 서울시는 2023년 6월부터 운전면허를 확인하지 않는 대여업체의 킥보드를 1시간 유예 없이 즉시 견인하는 조치를 시행한 바 있으나 청소년 무면허 운전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번 경찰청의 무면허 방조죄 적용 방침은 행정 제재를 넘어 형사처벌로 강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2021년 5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개인형 이동장치 운전자는 만 16세 이상 취득이 가능한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이상 보유가 필수적이다. 무면허 운전으로 적발된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는 범칙금 10만원을 납부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청소년이나 미성년자의 경우에도 보호처분이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며 이는 보호자에게까지 책임이 확대될 수 있다. 2025년에는 경찰청과 지자체 중심으로 전동킥보드 단속이 강화되고 있으며 무면허 운전뿐 아니라 2인 탑승, 음주운전, 보도 운행, 신호위반 등이 집중 단속 대상이다.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하기 때문에 차도와 자전거도로에서만 운행이 가능하다. 보도 주행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며 위반 시 3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되고 헬멧 착용이 의무화되어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2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음주 상태 운전 시에는 1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며 2인 탑승 시 4만원, 신호위반 시 3만원의 범칙금이 각각 부과된다. 경찰과 지자체는 이러한 다각적인 단속과 함께 대여업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함으로써 전동킥보드 사고를 근본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0개의 댓글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