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진영 인스타그램
사진=박진영 인스타그램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JYP엔터테인먼트 수장이자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진영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대화를 나눈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박진영은 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시 주석님을 만나 뵙고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매우 기뻤습니다. 귀 기울여 주시고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어 "대중문화를 통해 양국 국민들이 더욱 가까워질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박진영이 시 주석을 만난 것은 1일 한중 정상회담 직후 진행된 국빈 만찬 자리에서였다. 박진영은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 자격으로 한중 정상 만찬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자신이 함께 대화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SNS에 공유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역사적인 한중 정상회담을 잘 마치고 만찬 중에 나온 특별한 소식이었다"며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주석과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장이 얘기를 나누다 시진핑 주석이 '북경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자'는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해 왕이 외교부장을 불러 직접 지시하는 장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한한령 해제를 넘어 본격적인 K-문화 진출의 문이 열릴 수 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정상회담 직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한한령 해제와 관련해 "좋은 논의가 있었다"며 "실무적 협의를 해 나가면서 소통하면서 풀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문화에 대한 교류·협력을 많이 하자, 콘텐츠 협력에 노력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향후 실무적 소통을 통해 조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2일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대중문화교류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정상회담 만찬에서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의 한국 가수의 중국 공연 제안에 호응했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있었다"면서 "시진핑 주석과 박 위원장의 대화는 공식 외교 행사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며 건넨 원론적 수준의 덕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대해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성급하다는 판단"이라며 "다만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우호협력의 분위기가 한층 높아진 만큼 향후 보다 활발한 문화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한한령은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8년 넘게 이어진 중국의 한류 제한령으로 중국 내에서 한국 드라마·영화·음악 등의 수입과 유통, 공연 등을 제한해왔다. 2017년부터 한류는 사실상 막힌 상태였으며 마지막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은 2016년에 방영된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였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의 힙합 그룹 '호미들'이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중국 우한에서 공연한 것은 8년 만의 일로 미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는 중국 입장에서 한국과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정치권에서는 "K문화 진출의 물꼬가 트였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대중문화교류위는 "덕담 수준"이라며 신중한 해석을 당부하고 있어 향후 실무 협의 과정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