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후 선물을 교환하며 주고받은 대화가 외교가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 주석이 이 대통령에게 중국 대표 스마트폰 브랜드 샤오미의 최신작 '샤오미 15 울트라' 2대를 선물하자 이 대통령은 "통신보안은 잘 됩니까?"라며 웃으면서 농담을 던졌고 시 주석은 즉각 "백도어(뒷문)가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십시오"라고 받아쳐 좌중이 빵 터졌다.
이 장면은 1일 오후 경주국립박물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후 선물 교환식에서 나왔다. 중국 측 관계자가 샤오미 스마트폰을 소개하며 "디스플레이는 한국 제품(삼성디스플레이 추정)"이라고 강조했지만 이 대통령은 한참 살펴보다가 국제 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돼온 중국산 스마트폰의 보안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자칫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는 민감한 발언이었지만 시 주석이 백도어 확인을 권유하는 유머로 맞받아치면서 분위기는 오히려 화기애애해졌다. 이 대통령은 박수를 치며 크게 웃었고 양국 참석자들도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백도어는 보안 시스템을 우회해 정보에 무단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해킹 통로를 의미하며, 중국산 전자기기와 통신장비에서 이러한 백도어가 발견됐다는 의혹은 국제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중국산 스마트폰과 통신장비의 보안 문제는 국제 외교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은 정부기관의 중국산 제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을 블랙리스트에 등재해 미국 기업과의 거래 자체를 차단했다. 한국, 일본 등 동맹국에도 중국산 제품 사용을 자제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육군이 납품받은 중국산 CCTV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된 사례가 있으며 유럽에서도 중국산 제품의 보안 취약점이 잇따라 드러났다. 올해 1월 유럽연합(EU) 개인정보보호단체는 샤오미를 포함한 중국계 IT기업 6곳을 대상으로 GDPR(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 위반 혐의로 각국 당국에 공식 민원을 제출했다. 샤오미가 EU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별도 고지 없이 중국으로 전송했을 가능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샤오미 스마트폰 외에도 옥으로 만든 벼루와 붓 등 문방사우 세트,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김혜경 여사를 위해 준비한 중국 전통 찻잔 세트를 선물했다. 이 대통령은 "너무 귀한 선물 감사합니다. 셰셰"라고 화답했고 찻잔 세트에는 "너무 예쁘다"고 말했다.
한국은 바둑을 좋아하는 시 주석에게 최고급 소재인 본비자나무로 만든 바둑판과 조각 받침대, 나전칠기 자개원형쟁반을 선물했다. 시 주석은 바둑판을 만져보며 "정교하게 만들었다. 아주 좋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크게 두 진영으로 나뉘었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누리꾼들은 "역대급 외교 센스", "K외교의 위트", "국제 사회의 우려를 유머로 풀어낸 고수", "중국산 백도어 논란을 정면으로 건드린 용기"라며 이 대통령의 발언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중국 제품 보안 문제를 전 세계가 우려하는데 그걸 농담으로 포장해서 직접 말한 게 대단하다", "시진핑이 직접 백도어 확인하라고 했으니 중국도 자신감 있다는 뜻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유머 속에 숨은 외교 메시지가 있다", "웃으면서 칼 꽂는 고급 외교술"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반면 신중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선물을 주는 자리에서 보안 의심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아무리 농담이라지만 외교적으로 적절했는지 의문", "중국이 기분 나빴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시진핑이 웃긴 했지만 속으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른다", "한중 관계를 고려하면 좀 더 조심스러웠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선물 교환 과정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통신보안" 발언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우회적으로 전달한 외교적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시 주석 역시 "백도어 확인"을 권유하며 유머로 받아쳤지만 이는 중국 제품의 보안성을 스스로 검증해보라는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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