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19년간 아이를 갖지 못하던 부부를 부모로 만들었다. 무정자증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정액 샘플에서 AI가 희소한 정자를 찾아내 체외수정(IVF)에 성공한 사례가 국제학술지 '랜싯'에 처음 공개됐다.
미국 컬럼비아대 의학센터 연구팀이 개발한 AI 정자 탐지·회수 시스템 'STAR(Sperm Tracking and Recovery)'가 이 부부의 임신을 가능하게 했다. 남성 환자의 정액 샘플을 촬영한 약 250만 장의 이미지를 AI가 분석해 정자 7개를 발견했고 이 중 운동성이 있는 정자 2개를 선별했다.
STAR 시스템은 정액 샘플을 특수 설계된 마이크로플루이딕 칩에 올려놓은 후 AI를 통해 정자 세포로 인식하도록 학습된 이미지를 분석한다. 수천 건의 영상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배아의 미세한 형태 변화와 성장 패턴을 정성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선별된 2개의 정자를 환자 부인의 난자에 주입한 결과 두 개의 수정란이 모두 정상적으로 착상해 배아로 발달했다. 이식 13일 만에 임신 반응이 나타났으며 부부는 이제 출산을 앞두고 있다.
통상 AI 진단 기법은 임상배아연구원이 단독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예측 정확도를 10~20%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례를 시작으로 AI 기반 난임 치료 기술의 상용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이스라엘 페어틸리티의 '클로에 블라스트'를 승인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체외수정 과정에서 배아의 성장 영상을 딥러닝으로 분석해 각 배아가 착상 가능한 단계까지 도달할 확률을 예측한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 카이헬스가 분당 서울대병원과 함께 최적의 배아를 선별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올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멕시코 스타트업 컨시버블 라이프사이언스는 난자 동결부터 배아 생성까지 총 205단계에 달하는 IVF 전 과정을 자동화한 시스템 '오라(AURA)'를 개발했다. 올해 4월 이 시스템으로 처음 출산에 성공한 사례를 발표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세계 난임 시장이 123조 규모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AI와 로보틱스를 활용한 난임 치료 기술은 많은 부부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의료계는 AI 기술이 불임의 의학적 원인을 극복하는 핵심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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