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2024년 65세 이상 고령층이 사용한 건강보험 진료비가 52조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0조원 선을 돌파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8일 공동 발간한 '2024년 건강보험 통계 연보'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노인층의 의료비 지출액은 52조19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48조9011억원에 비해 6.7%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는 116조2375억원으로 전년 110조8029억원보다 4.9% 증가했는데 노인층이 사용한 진료비가 전체의 44.9%에 달하며 건강보험 재정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
건강보험 전체 가입자 중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8.9%에 불과하지만 사용하는 의료비는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기준 건강보험 적용 노인 인구는 970만9000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들의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550만8000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가입자 1인당 연평균 진료비 226만1000원과 비교해 2.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2020년 37조6135억원이었던 노인 진료비는 5년 만에 38.8% 급증했다. 최근 5년간 1.4배로 불어나며 건강보험 재정 압박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인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만성질환 진료 건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 작년 고혈압과 당뇨병 등 주요 만성질환 13개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294만명으로 전년 대비 1.99% 증가했다. 질환별로 살펴보면 고혈압 환자가 762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관절병증 744만명, 정신 및 행동장애 432만명 순이었다.
2023년 기준 만성질환 진료비는 90조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84.5%를 차지했다. 특히 순환계통 질환 진료비가 13조4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의료개혁과 비상진료 대책을 모두 고려할 경우 건강보험이 2025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누적 준비금은 2028년에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은 예상치 못한 의료비 급증이나 경기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쌓아둔 일종의 비상금이다. 이것이 바닥나면 보험료 인상이나 급여 축소 같은 강력한 조치가 불가피해진다. 건강보험공단은 현행 체계를 유지하려면 현재 7.09%인 보험료율을 2032년까지 최대 10.06%로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와 실제 사용하는 의료비 간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작년 1인당 연간 보험료는 163만6130원이었지만 실제 사용한 급여비는 187만5956원으로 23만9826원의 차이를 보였다. 2023년에는 이 격차가 19만9047원이었는데 1년 만에 4만원 넘게 벌어진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6년도 건강보험료율을 7.19%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직장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는 올해 15만8464원에서 내년 16만699원으로 2235원 오른다. 지역가입자는 8만8962원에서 9만242원으로 1280원 인상된다.
복지부는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안정적이나 그간 보험료율 동결과 경제 저성장으로 수입 기반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물가 등으로 인한 국민의 보험료 부담 여력을 함께 고려해 1.48%를 인상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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