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금융당국이 의료비 과다 지출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1·2세대 실손보험 계약 재매입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국내 보험사에서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 재매입 관련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금융당국 주도로 각 사 실손보험 담당자를 소집해 회의를 진행했으며 각 협회 차원에서도 의견을 논하는 자리를 가졌다.
재매입 대상이 되는 1세대와 2세대 초기 실손보험 계약은 약 200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해당 계약에 대한 정리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실손보험의 근본적인 개혁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 재정이 투입되는 사안이라 보험사들과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전체 통계를 확인해야 하고 내용을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어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하지만 시기를 못박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재매입이 필요한 이유는 구세대 계약의 경우 약관 변경 조항이 없어 계약 만기까지 개정 약관 적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보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실손보험 약관이 나오더라도 구세대 계약에는 적용할 수 없는 것이다. 1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치료비 자기부담금이 전혀 없고 2세대 초기는 급여 10%, 비급여 20%로 자기부담률이 낮아 의료비 과다 청구의 원인으로 지목받아 왔다.
금융당국은 의료 이용량은 많지 않으나 높은 실손 보험료 부담 등으로 초기 가입자가 원하는 경우 보험사가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기준에 따라 가입자에게 보상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계약 재매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설명 강화, 숙려기간 부여, 철회권·취소권 보장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계약 재매입 후 가입자가 원하는 경우 신규 실손보험으로의 무심사 전환을 허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보상금 수준을 놓고 정부와 보험사, 보험계약자 간 '동상이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과 보험사는 실제 손해보험료를 기준으로 보상 수준을 검토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해에 대한 해약환급액은 최대 300만원이라 이 금액의 2~3배까지 보상이 가능하지만 1000만원 이상 환매는 현재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1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수십 년간 보험료를 내온 만큼 더 높은 보상을 기대하고 있다. 20대 초반에 2009년 초 1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한 30대 직장인 A씨의 경우 비급여 치료비 자기부담금이 전혀 없는 혜택을 누려왔다. 이런 가입자들에게 300만~600만원 수준의 보상금을 제시할 경우 재매입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2025년 말 5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계약 재매입 시행방안은 2025년 하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신규 5세대 실손보험 상품 출시 후 계약 재매입을 본격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5세대 실손보험은 급여와 비급여로 분리되며 급여 20%, 비급여 30% 자기부담 구조로 설계된다. 5년 주기로 재가입해야 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그간에도 1~3세대 실손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1년간 50% 할인 등 혜택을 주고 4세대 실손으로의 전환을 유도했지만 전환율은 저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필요시 법 개정도 추진할 것"이라며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재매입 제도가 현실화될 경우 1600만명에 달하는 1·2세대 가입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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