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당초 올해 말 출시 예정이었던 5세대 실손보험이 내년 1분기로 연기되면서 기존 가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2026년 1분기 중 5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할 계획이며 보험료는 현행 4세대 대비 30~50%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보장 범위가 대폭 축소돼 갈아타기를 두고 가입자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5세대 실손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급여와 비급여를 분리하고 비급여를 다시 중증과 비중증으로 나눈다는 점이다. 기본 계약으로 급여 항목을 보장하고, 특약1에서는 암·뇌혈관·심장질환 등 중증 비급여를, 특약2에서는 일반 치료 등 비중증 비급여를 선택적으로 보장한다. 이를 통해 가입자는 본인에게 필요한 보장만 선택해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중증 질환에 대한 보장은 오히려 강화된다. 암·뇌혈관·심장질환 등 중증 비급여의 경우 현행 4세대와 동일하게 연간 5000만원 한도, 자기부담률 30%가 유지된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에 입원할 경우 연간 자기부담 한도가 500만원으로 제한돼 고액 치료비 부담이 줄어든다. 4세대에는 없던 조항으로 중증 환자 보호가 강화되는 셈이다.
반면 비중증 비급여 보장은 대폭 축소된다. 비중증 비급여의 보장 한도는 연간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회당 20만원에서 일당 20만원으로 줄어든다. 자기부담률도 현행 30%에서 50%로 상향 조정되며, 입원 시 보상 한도가 회당 300만원으로 제한된다. 특히 도수치료·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 근골격계 치료와 비급여 주사제는 보장에서 아예 제외된다.
보험료 절감 효과는 명확하다. 30대 남성 기준으로 1세대 실손보험 월 보험료는 약 4만500원, 2세대는 3만3700원, 4세대는 1만4600원 수준이다. 5세대로 갈아타면 기본계약과 특약1만 가입 시 월 1만200원으로 4세대 대비 30%, 1세대 대비 75% 저렴해진다. 특약2까지 모두 가입하더라도 4세대보다 30% 가량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연간 진료비가 100만원 미만인 경우 5세대 전환이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우리 국민의 연간 의료비는 인당 약 104만3000원 수준이다. 1세대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를 포함한 연간 부담금이 65만1600원이지만 5세대 가입자는 입원 시 39만451원, 통원 시 59만9051원으로 더 적다. 병원을 자주 이용하지 않거나 중증 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5세대 전환이 권장된다.
반대로 허리·어깨 등 근골격계 질환으로 도수치료나 체외충격파 치료를 자주 받는 경우에는 5세대 전환이 불리하다. 비중증 질환으로 통원 치료가 잦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1·2세대 실손보험으로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적은 상품을 유지 중인 가입자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 이용량이 적은 가입자가 5세대로 이탈하면 기존 실손보험에는 보험금을 많이 청구하는 사람만 남아 보험료가 폭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5세대 실손보험 출시와 함께 1·2세대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재매입 제도도 함께 시행할 예정이다. 보험사가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기준에 따라 가입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이다. 재매입 후에는 신규 5세대 실손보험으로 무심사 전환이 가능하다. 다만 보상금 수준은 최대 300만~600만원 선으로 검토되고 있어 수십 년간 보험료를 낸 가입자들의 기대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5세대 실손보험은 약관 변경 조항이 있는 3·4세대 가입자에게는 자동 적용되지만 1·2세대 초기 가입자는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필요시 법 개정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강제 전환 논란을 의식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발적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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