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 120kg에 달하는 대형 멧돼지가 출몰해 주민과 경비원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2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5분께 부산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 인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거대한 멧돼지가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직후 관할 자치단체는 주민들에게 "멧돼지가 출몰했으니 외출 시 주의해달라"는 안전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멧돼지는 아파트 단지를 빠르게 질주하며 피해를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80대 주민 A씨가 지하 1층에서 멧돼지와 정면으로 부딪혀 얼굴과 손에 출혈을 일으키며 중상을 입었다. 또 60대 경비원 B씨도 멧돼지를 피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다리에 찰과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부상자 2명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에 나선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근 식당 텃밭에서 멧돼지를 발견했고, 야생동물기동포획단 소속 엽사가 오후 3시 1분께 사살해 포획했다. 해당 멧돼지의 무게는 약 120kg으로 확인됐다. 사체는 관할 구청에 인계됐다. 멧돼지는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된 후 약 46분 만에 포획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에서는 멧돼지 도심 출몰이 연간 200건을 넘어서며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멧돼지 출몰이 급증하는 원인으로는 여러 요인이 지적된다. 부산은 다른 도시와 달리 도심지 내에 길게 이어진 산이 많이 분포하고 있어 울산, 양산 등의 산에서 넘어오는 개체 수가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부산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창궐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질병 확대 방지 차원에서 신고 이외에 선제적인 멧돼지 포획이 금지된 것도 출몰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부산의 멧돼지 포획 건수는 전년 대비 34%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SNS에서는 "부산에서 멧돼지 피해 진짜 심각하다", "이제 등산도 무섭고 아파트도 안전지대가 아니네", "포획단 인원 늘리고 예산 지원 해줘야 할 듯"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범어사 근처는 원래 멧돼지 많기로 유명한데 대책이 없다", "겨울 되면 먹이 찾아 내려오는 거 매년 반복인데 뭐하는 거냐"며 행정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멧돼지 출몰 수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예산 편성에 따른 포획 건당 포상금 지급, 엽사들의 담당 구역 축소를 통한 관할 구역 집중화, 유입차단용 펜스 설치, 생포용 포획틀 운영 등을 제시하고 있다. 멧돼지는 번식력이 매우 높고 생태계에서 천적이 없기 때문에 인위적인 방법으로 개체 수 조절을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도시 주변 야산의 멧돼지 서식밀도와 서식처 환경을 정밀 조사해 멧돼지가 도심까지 내려오는 원인과 이동경로 등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