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쿠팡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쿠팡 홈페이지 갈무리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3370만 건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을 상대로 미국에서 집단소송이 본격 추진된다.

한국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현지 법인 SJKP는 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미국 본사를 상대로 뉴욕 연방법원에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소송 대상은 미국 델라웨어주에 등록돼 있고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쿠팡 아이엔씨(Coupang Inc)다. 쿠팡 아이엔씨는 한국 쿠팡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국적의 창업주 김범석 의장이 의결권의 70%를 갖고 있다.​​

법무법인 대표는 "미국 소송은 독자적으로 진행된다"며 "쿠팡 모회사의 지배구조 실패와 공시의무 위반을 다루는 소송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쿠팡 본사의 역할은 한국의 민사소송으로는 밝혀지기 어려운 만큼 미국 본사와 한국 법인 간의 관계에서 본사가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송대리인 측은 "미국 사법 시스템의 강력한 칼날로 이번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한국 소송에 참여한 약 200명이 미국 소송에도 동시에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소송인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소송대리인 측은 1000명을 모아 가급적 올해 안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소송의 핵심 무기는 '디스커버리(Discovery)' 제도다. 재판 당사자가 기업 내부 자료까지 열어볼 수 있는 이 제도를 통해 피해자들이 쿠팡의 책임을 직접 규명할 수 있다. 피해자 측은 특히 쿠팡 김범석 의장 등 핵심 경영진이 어떤 논의를 했는지 내부 증거를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있어 중대 과실이 있는 기업에 대해선 배상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법원이 쿠팡의 악의성이나 중대 과실을 인정할 경우 천문학적인 배상 판결이 나올 수 있다.​​

미국 3대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은 2021년 고객 766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합의금으로 3억5000만 달러(약 5100억원)를 소비자들에게 배상했다. 이번 쿠팡 소송도 이와 비슷하거나 더 큰 규모의 배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법무법인 측은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와 참여한 원고의 배상금 규모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집단소송은 배상액이 클 뿐 아니라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까지 배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쿠팡은 매출 대부분을 한국 시장에서 올리지만 법적으로는 엄연히 미국 기업이다. 그동안 돈은 한국에서 벌고 책임은 미국 국적 뒤로 숨는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이번 미국 소송은 쿠팡 미국 본사의 책임을 정면으로 묻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