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이탈리아 제약사 코스모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바르는 탈모 치료제 '클라스코테론'이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글로벌 탈모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1980~1990년대 FDA 승인을 받은 피나스테리드와 미녹시딜 이후 30년 만에 등장한 신약으로 기존 경구 탈모제와 달리 두피에 바르는 형태로 부작용이 적다는 평가다.
코스모파마슈티컬스는 지난 12월 3일 클라스코테론 5% 용액이 2건의 임상 3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모발 성장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 등 50개 지역 1465명의 남성형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간 진행된 대규모 임상이다.
임상 결과 클라스코테론 투여군은 위약 투여군과 비교해 투여 부위 모발 수가 539%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임상에서도 위약 대비 168%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다만 절대값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클라스코테론이 주목받는 이유는 제형에 있다. 기존 남성형 탈모 치료제는 대부분 먹는 형태이며 전신 혈중 호르몬 수치를 낮춰 장기 복용 시 성 기능 저하나 우울감 같은 부작용을 유발했다.
반면 클라스코테론은 두피에 바르는 형태로 탈모 부위에만 작용한다. 탈모 원인 호르몬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 모낭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두피 표면에서 직접 차단하는 방식이다. 체내에 흡수되더라도 빠르게 분해돼 전신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클라스코테론은 원래 바르는 여드름 치료제로 사용됐던 성분이다. 몸 전체 호르몬을 건드리지 않고 문제 부위에만 작용하도록 설계돼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검증됐다.
국내에서는 현대약품이 클라스코테론 성분의 여드름 치료제 '윈레비크림'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2월 2일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탈모 치료제 판권도 현대약품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결과 발표 직후 코스모파마슈티컬스 주가는 20% 급등했다. 국내 판권을 확보한 현대약품 주가도 일시 상한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지오바니 디 나폴리 코스모파마슈티컬스 CEO는 "남성형 탈모에 있어서 30여 년 만에 처음 등장한 잠재적인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임상을 주도한 마리아 호딘스키 미네소타대 교수는 "효과를 입증한 것은 사실이며 환자들이 효과와 부작용 사이에서 선택해야 했던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88억 1000만 달러(약 12조 9500억 원)였던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160억 달러(약 23조 50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 난징대와 호주 시드니대 공동 연구팀은 스테비아 추출물과 미세바늘 패치를 결합해 기존 미녹시딜 효과를 2~3배 높이는 기술도 개발했으며 대규모 임상을 거쳐 상용화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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