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12월 25일은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로 가장 중요한 축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성경에는 예수의 정확한 출생 날짜가 기록돼 있지 않지만 서기 4세기 무렵부터 서방 교회를 중심으로 12월 25일을 성탄 축일로 지키기 시작하며 지금의 날짜가 굳어졌다.
당시 로마 제국에서는 동지 무렵 한 해 중 낮이 가장 짧은 시기가 지나고 다시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때에 태양의 부활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렸다. 어둠을 이기고 다시 떠오른 태양처럼 예수의 탄생을 ‘세상의 빛이 오는 순간’으로 상징해 이 날짜를 선택했다는 해석이 널리 받아들여진다.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식은 초록색 트리다. 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상록수를 ‘영원한 생명’의 상징으로 보던 유럽 풍습이 교회 문화와 결합하면서 집 안에 나무를 세우고 촛불과 장식을 다는 전통이 자리 잡았다.
거리와 상점에서 흘러나오는 캐럴 역시 오랜 세월을 거쳐 전해진 문화다. 중세 시대에는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성탄을 축하하는 노래를 부르고 그 답례로 음식을 나눠 받는 풍습이 있었다. 오늘날에는 대형 쇼핑몰·광장·공연장 등에서 캐럴이 울려 퍼지며 연말 분위기를 돋우는 상징이 됐다.
붉은 옷을 입고 흰 수염을 기른 산타클로스는 이제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아이콘이 됐다. 그 기원은 4세기 소아시아 지방의 주교였던 성 니콜라스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는 가난한 이웃을 위해 몰래 선물을 두고 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이 전설이 북유럽·독일·네덜란드 등을 거쳐 각 지역의 민속과 결합하며 오늘날의 산타 이미지로 발전했다.
산타가 굴뚝을 통해 선물을 두고 간다는 이야기는 밤사이 보이지 않게 나눔을 실천하던 전통이 동화적으로 각색된 결과다. 선물 교환 문화 역시 가족과 이웃에게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오늘날에는 연말 소비와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시즌 산업으로까지 확대됐다.
한때 ‘기독교인의 종교 축일’로 인식되던 크리스마스는 한국에서도 이제 종교를 넘어선 연말 대표 기념일이 됐다. 교회와 성당에서는 예배와 미사가 열리고 도심 곳곳에는 대형 트리와 조명이 설치되며 시민들의 발길을 끌어 모은다.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도 있다. 서구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주로 가족과 함께 집에서 보내는 날이라면 한국에서는 연인·친구와 보내는 ‘데이트의 날’ 이미지도 강하게 자리 잡았다. 동시에 한 해를 정리하고 고마운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연말 인사’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는 본래 ‘태어난 이를 기억하는 날’이라는 점에서 출발했다. 누군가의 탄생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가 남긴 메시지와 가치를 돌아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종교·시민단체는 이날을 계기로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고 나눔 활동을 펼치며 축제의 온기가 거리 밖까지 번지도록 노력해 왔다.
각자의 사연과 속도로 한 해를 살아온 이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날이다. 화려한 장식과 선물도 좋지만 간단한 안부 인사와 따뜻한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그 무엇보다 큰 ‘성탄 선물’이 될 수 있다.










0개의 댓글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