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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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국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7월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이틀 연속 경신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8일 오후 6시 기준 최대전력 수요가 95.7GW를 기록해 전날 93.4GW에 이어 하루 만에 다시 7월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2022년 7월 7일 92.99GW 이후 3년 만에 7월 최고 기록을 세운 지 불과 하루 만의 일이다. 전력거래소는 9일 오후 6~7시 최대전력수요를 95.1GW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40도 넘는 극한 더위에 냉방 수요 폭증

이번 전력 수요 급증의 주요 원인은 예년보다 이른 폭염과 지속적인 열대야 현상이다. 8일 경기 광명과 파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40도를 넘어서는 극한 더위가 이어졌다. 서울도 37.1도를 기록하며 7월 초순 기준으로는 이례적인 고온 현상을 보였다.

특히 한 달 가까이 지속된 열대야는 저녁과 심야 시간대에도 에어컨 사용을 늘리며 전력 사용량을 전년 동기 대비 약 6%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지역의 경우 30일 연속 열대야가 발생하며 전력수요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기존에는 주로 낮 시간대에 집중되던 전력 수요가 올해는 저녁과 심야 시간대로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전력 사용량이 늘어났다. 상업시설과 자영업체에서도 냉방기기 가동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력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전력 수급은 안정적 유지…예비력 9.5GW 확보

전력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전력 수급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8일 오후 6시 기준 공급능력은 105.2GW, 예비력은 9.5GW(예비율 9.9%)를 기록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예비력 9.5GW는 전력수급경보 준비 단계 기준인 5.5GW보다 4GW 이상 높은 수준으로 충분히 안정적"이라며 "절대적인 예비력 규모로 볼 때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전례 없는 더위로 7월 초 전력수요가 예상범위를 넘어서고 있지만, 충분한 예비력을 확보하며 수급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력 수요 예측의 어려움 가중

주목할 점은 최근 전력 수요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날씨 패턴과 태양광 발전량 변동, 예상보다 높은 냉방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정확한 수요 예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구름이 끼는 날씨에는 태양광 발전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다른 발전원의 가동이 늘어나야 하고, 폭염 지속으로 냉방 수요도 예상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현장 점검 강화하며 여름철 대비 총력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8일 수도권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신양재변전소를 방문해 현장 설비 관리 실태와 여름철 전력 수급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한국전력도 같은 날 전국 15개 지역본부가 동시에 참여하는 '전력 수급 비상훈련'을 실시했다.

정부는 전력 수급 상황 점검을 강화하는 동시에 취약계층에 대한 냉방비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에너지바우처 발급 목표인 130만7000가구 중 90%에 해당하는 118만 가구가 신청을 완료했다.

구조적 전력 수요 증가 지속

국내 전력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87년 10GW에 불과했던 국내 최대전력이 2007년 58GW, 2024년에는 처음으로 100GW를 돌파했다.

이러한 증가 배경에는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 시설 투자 확대, 데이터센터 증가, 전기차 보급 확산 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향후 건설 예정인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는 10G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어 전력 인프라 확충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당분간 더위 지속…전력 수요 증가 전망

기상청은 앞으로도 당분간 35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력수요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전력업계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전력 수요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발전설비 확충과 함께 효율적인 수요 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여름 전력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추가 대응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