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고속철도 SRT 특실에서 제공되는 간식 박스에 거북선과 일장기가 함께 그려져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과 싸운 이순신의 거북선에 일본 국기가 그려진 것에 대해 "역사적 모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서에서 출발하는 고속철도 SRT의 특실에서 제공하는 간식 박스에 일장기가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한 누리꾼의 제보를 받았다며 해당 간식 박스 사진을 공개했다.
거북선 선미에 일장기 선명히 그려져
논란이 된 간식 박스는 'SRT를 타고 떠나는 낭만여행 여수'라는 문구와 함께 여수의 관광명소들이 일러스트로 그려져 있다. 박스에는 해상 케이블카, 거북선, 돌산공원 등 여수의 주요 관광지가 포함되어 있다.
문제는 거북선의 선미(배 뒷부분) 깃대에 일장기가 걸려 있다는 점이다. 거북선을 확대해 보니 뒷편 깃발에 일본의 국기인 일장기와 유사한 붉은 원 문양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서경덕 교수는 "너무나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며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에 일장기를 건다는 건 정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 교수는 "이건 단순한 디자인 실수가 아니라, 역사적 상징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에서 비롯된 심각한 문제"라며 "절대 제작사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SRT 측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티즌들 "있을 수 없는 일" 분노
이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격분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거북선에 일장기라니, 이게 대한민국에서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관리·감독 부서가 없는 것이냐"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반복된다는 게 참담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또한 "업체 실수라고 해도 시안이 나왔을 때 시정할 기회가 있었을 텐데 SRT는 관리, 감독 부서가 없나요" "이런 사람들은 경고로 끝낼 게 아니라 퇴사시켜야 한다"는 등 분노 섞인 반응들이 이어졌다.
SR 측 즉각 전량 폐기 조치
논란이 확산되자 SRT 운영사인 SR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SR 관계자는 "문제를 확인한 직후 해당 제품의 공급을 중단하고 전량 폐기 조치에 들어갔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공급 중단 조치 이후, 정확히 어떤 경로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R은 추가 입장문을 통해 "문제 물품을 즉시 전량 회수 조치했으며 디자인·제작업체에 시정 요구하고 계약을 재검토 할 것"이라며 "내부 검수 절차를 강화하고 관련 부서 재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다하겠다"며 "본 사안으로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역사적 상징물 활용 시 신중함 필요
거북선은 조선시대 임진왜란(1592년) 당시 이순신이 활용한 조선 수군의 상징적인 전함으로, 일본군과 맞서 싸운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거북선에 일장기가 그려지는 것은 역사적으로 매우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역사 왜곡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특히 최근 일본의 역사 왜곡 시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더욱 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서 역사적 상징물을 다룰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철저한 사전 검토와 역사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SRT는 특실 승객에게 생수와 견과류 등 간단한 간식 세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간식의 포장 상자에는 SRT를 타고 갈 수 있는 주요 지역의 관광 명소를 소개하는 일러스트가 새겨져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역사적 상징물을 활용한 디자인에 대한 철저한 사전 검토 시스템 구축과 관련 업체 및 담당자들에 대한 역사 교육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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