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동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추억의 '경찰과 도둑' 놀이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경도(경찰과 도둑) 하실 분 구합니다"라는 모집 글이 연일 올라오며 전국 공원마다 낯선 이들이 모여 함께 뛰는 이색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전월 대비 12월 '경찰과 도둑' 관련 검색량은 약 260배, 경도 모임 수는 12.6배 늘었다. 당근 앱에는 "OO공원 경도하실 분 구합니다" 등의 모집 글이 수십 개 올라와 있으며, 일부 모임은 100명 규모로 계획돼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서울 관악구 보라매공원 경도 모임 가입자는 2000명을 넘었다. 당근 '모임' 탭의 메인 화면에는 경도를 함께 할 사람을 모집하는 글이 한 곳에 모아진 메뉴가 생겼고, 게임은 10-20명 정도의 인원으로 진행되지만 무려 2000명의 사람들이 가입한 모임방도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당근마켓 모르는 사람들이랑 경찰과 도둑', '모르는 사람들이랑 영하 5도에 경도한 썰' 등의 제목으로 후기 영상이 게시돼 조회수 30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SNS에 올라온 영상 속 참여자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원을 누비며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집 과정에서 확인된 지원자는 20대가 약 90%, 30대는 10% 미만이었으며 성별 비율은 여성 7, 남성 3 정도로 나타났다. 짧은 릴스 같은 자극적 콘텐츠와는 다른 종류의 건강한 즐거움을 찾는 MZ세대의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과거를 재해석해 힙한 문화 트렌드로 승화시키려는 젊은 세대의 특성이 드러난다고 분석한다. 익명으로 진행돼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고, 현대인이 사회적 연결망이 단절되고 고립된 경우가 많아 약하게나마 타인과 유대를 갖고자 하는 소망이 놀이 문화로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낯선 이들과의 '약한 연결'이 주는 부담 없는 소속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놀이 방식은 어릴 때 하던 그대로이지만 사람을 모으는 방식이 온라인(당근)으로 옮겨오면서 추억의 놀이가 다시 '요즘의 트렌드'가 됐다.
당근이 공개한 2025 연말 정산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 모임 수는 전년 대비 63% 늘었고, 모임 가입자 수는 125% 증가했다. 모임은 당근의 사용 패턴 중 하나로 확실히 자리잡은 모습이다.
경도 모임 외에도 창고형 대형마트 장보기 소분, 일상 생활용품·간식·꽃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당근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새로 개설된 소분 모임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배 이상 증가했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에서 초격차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용경험률 90%로 번개장터(23%)와 중고나라(22%)를 크게 앞섰고 주로 이용 비율도 82%로 번개장터(8%)와 중고나라(4%)를 압도했다.
당근은 오프라인에서 만들어진 연결을 온라인에서도 이어가려는 시도를 함께 보이고 있다. 관심사 기반의 '카페' 기능을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 영역까지 확장하며 이웃 간의 연결을 더 지속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모습이다. 2026년에도 경도 모임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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