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红星新闻
사진=红星新闻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중국 상하이 지하철에서 남성의 재킷 주머니에 넣어둔 보조배터리가 갑자기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 인증을 통과한 제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화하면서 중국산 배터리의 안전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AP 통신과 미국 피플지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중국 상하이 지하철 15호선 상하이 서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고 있던 한 남성의 재킷 주머니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아 오르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목격자들은 "불이 붙기 직전에 그의 주머니에서 불꽃이 튀었다"며 "남자가 재킷에 불이 붙은 채 뛰어가는 것을 보고 모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다행히 불이 빨리 꺼져서 남자는 무사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지하철 직원들은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 불을 껐다. 남성은 다리와 손가락에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지만 생명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불길은 남성이 주머니 안에 넣어 둔 보조배터리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보조배터리는 중국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3C 안전 인증을 획득했으며 구매한 지 불과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제품이었다.​

당시 남성은 보조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배터리가 폭발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배터리 폭발 사고가 다발하자 필수 안전 인증이 요구되고 있는데 이번에는 인증을 통과한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해 중국산 배터리 안정성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당국은 "보조 배터리가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발화할 수 있다"며 "내부 단락이나 제조 결함, 고온 또는 부적절한 충전으로 인한 손상에 의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내부 결함이나 외부 충격으로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 순식간에 발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주머니나 가방처럼 밀폐된 공간에 열쇠나 동전 같은 금속 물체와 함께 보관할 경우 단락 위험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2024년 12월에는 상하이의 한 대학생이 기숙사에서 보조배터리를 충전하던 중 약 5시간 후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광동성 차오저우에서는 가정집 거실에서 충전 중이던 보조배터리가 폭발해 가구 일부가 그을리고 주변 물품이 심하게 손상되는 피해가 발생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응해 2026년 7월 1일부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불연성 및 비폭발성' 기준을 의무화하는 사상 최초의 강력한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보조배터리 폭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024년 4월 경북 경주시에서는 차량에 보조배터리를 내려놓는 순간 폭발해 차량이 녹아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달 경기 파주시에서는 불길이 1m 이상 높이로 치솟고 보조배터리가 7조각으로 나뉘어 폭발하면서 아파트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보조배터리를 고온에 노출하거나 떨어뜨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충전 중에는 주변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