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사진=AI 생성 이미지

[다이어리포인트 엄주용 기자] 전남 나주시 송월동 일대 아파트 단지에 수천 마리의 백로가 몰려들며 주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백로는 환경부 지정 보호조류로, 법적으로 포획이나 둥지 제거가 금지되어 있어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번식기인 7월 들어 소음과 분변 악취가 심화되며, 지역사회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백로는 아파트 인근 나무 위에 대규모로 둥지를 틀고 있으며, 하루 종일 울음소리를 내며 하늘을 뒤덮는다. 분변과 깃털로 인해 지하주차장은 물론, 창문과 차량까지 오염되고 있어 생활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주민은 “밤낮 없이 들리는 울음소리와 고약한 냄새에 창문을 열 수 없을 지경”이라며 “아이들도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자동차가 하루 만에 새하얘질 정도”라며, 시급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문제는 백로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받는 종이라는 점이다. 특히 번식기에는 더욱 엄격한 보호가 적용되기 때문에, 자치단체 차원의 즉각적인 조치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에 나주시는 최근 해당 아파트 주민 대표 및 생태 전문가들과 긴급 회의를 열고 대안을 논의 중이다. 시 관계자는 “보호종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퇴치는 불가능하다”며 “장기적으로 대체 서식지를 마련하고 유도하는 방식 외에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고 밝혔다.

전남대학교 생물학과 성하철 교수는 “기존 서식지 파괴나 기후 변화로 인해 조류가 도심지로 이동하고 있다”며 “생태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백로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공공 서식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나주시가 초기 대응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백로의 도래는 수년째 반복되고 있었지만, 이렇다 할 구조적 대응책 없이 방치되면서 문제가 누적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접수된 관련 민원은 2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도심과 자연의 공존은 필요하지만, 주민 생활권이 침해돼서는 안 된다”며,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도심 속 생태계와 인간 생활권의 충돌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사회적 합의와 행정적 유연성이 요구되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나주시가 조속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향후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고질적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