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담합과 독점으로 생필품 가격을 끌어올려 폭리를 챙기고 세금까지 탈루한 기업들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생리대부터 물티슈, 안경까지 생활필수품 업체들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국세청은 27일 불공정 행위로 생활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생필품 폭리 탈세자' 17곳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숨긴 탈루 세금은 40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생리대 업체 2곳이 이번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한 생리대 업체는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제품 가격을 34%나 올리고, 가격 인상에 따른 수백억 원대의 이익은 특수관계법인으로 이전해 법인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업체는 원재료 가격이나 인건비 상승을 핑계로 가격을 대폭 인상했지만, 실제로는 특수관계법인을 동원해 세금을 피해간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 같은 방식으로 이 업체가 탈루한 세금만 1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설탕 등 식품첨가물을 만드는 대기업 A사는 가격 담합으로 판매가를 인상한 뒤 세금계산서를 활용해 약 1500억 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담합 업체와 원재료를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교차 매입해 원가를 부풀리고 위장 계열사를 통해 이익을 이전한 정황도 드러났다.
독과점 기업 5곳을 비롯해 생필품 제조·유통업체 6곳, 먹거리 유통업체 6곳 등이 조사 대상이다. 이들은 생활필수품 가격을 올리며 서민의 고통을 악용해 세금을 탈루하고 사익 추구로 사주 일가의 배만 불렸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안경과 물티슈 등 생필품 제조·유통업체들도 허위 용역 거래와 특수관계법인을 동원해 원가를 조작하고 법인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실체 없는 원가 상승을 핑계로 가격을 인상한 물티슈 등 생필품 제조·유통업체도 세무당국의 레이더망에 걸렸다.
유아용 화장품 업체와 수산물 유통업체들도 원가나 비용을 부풀린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이들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최근 5년간 4000억 원이 넘는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일부 업체는 법인카드를 골프장이나 유흥업소에서 사용하는 등 법인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생필품 가격을 올려 벌어들인 수익을 사주 일가가 사적으로 빼돌린 것이다.
국세청은 이들 업체가 원가를 부풀리거나 회사 소득을 축소 신고하는 등의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했다고 보고 있다. 서로 원재료를 고가에 매입한 것처럼 거래를 조작해 이익을 줄이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생활물가 상승률이 높다면서 대체재가 없는 필수소비재인 생필품 가격 상승은 취약계층인 서민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세무조사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가격이 유독 비싸다고 지적했던 생리대 업체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생필품 가격 인상으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폭리를 취하고 탈세까지 한 기업들에 대해 엄정하게 조사하겠다"며 "투명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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